[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 노무현 전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행방을 놓고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국가기록원에서 대화록이 사라진 것으로 판명될 경우 국회는 다시 정쟁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록원은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람위원들에게 ‘(노 전 대통령 대화록)문건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회의록이 중간에 유실됐거나 누군가가 파기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전 정권이 대화록을 파기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참여정부는 국가기록물 관리법과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을 만들었고 가장 많은 기록물을 남겼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국정원 사본조차 파기하지 않고 남긴 노 대통령이 원본을 기록원에 넘기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노무현 정부의 대화록 파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배 대변인은 “만약 정상회담 대화록의 부재가 확인된다면, 국민적 의혹의 눈초리가 국가기록원을 관리해 온 이명박정부로 쏠리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불법 민간인 사찰은 물론이고 국가정보원을 댓글부대로 전락시키고 댓글 증거자료마저 은폐 조작해 온 이명박 정부가 아닌가”라며 이명박 정부의 대화록 파기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새누리당도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이 대화록을 파기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일부에서는 ‘노 전대통령이 임기가 거의 끝나갈 때인 2007~2008년 초 대화록의 폐기를 지시했고 이에 따라 청와대에 보관되던 대화록은 폐기 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든지 ‘당시 청와대가 대화록을 폐기하는 대신 봉하마을로 가져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든지 하는 사실여부가 확인 안 된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대화록 원본이 기록원에서 사라진 것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측은 “노무현 정부가 넘겨준 e지원 시스템과 기록원의 시스템이 달라 찾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성급한 결론을 자제해 달라는 분위기였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참여정부 시절 기록원에 대화록 이관을 담당한 인사들을 불러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무현 정권 관계자들은 대화록 분실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발했다.
김경수 전 연설기획비서관 “대화록은 기록원으로 분명하게 이관했다”고 주장하며 "국정원에 회의록 사본을 남긴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기록관에 회의록을 이관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정상회담 전후 준비와 이행에 관련된 수많은 기록물들이 빠짐없이 존재하는데 유독 정상회담 회의록만 없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며 참여 정부 대화록 파기 의혹을 차단했다.
대화록 원본이 사라지면서 'NLL포기 논란'은 '대통령 기록물 파기 음모'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까지 대화록의 행방을 밝힐 수 있는 뾰쪽한 수단이 없고, 대화록 파기의 주범으로 몰릴 경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더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