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美어닝시즌, 금융주 '웃고' 기술주 '울고'

입력 : 2013-07-19 오후 4:00:08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어닝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주는 초반부터 월가를 깜짝 놀래키는 실적을 발표하며 승승장구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IT 등 기술주는 실적 부진과 함께 향후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美금융주, 승승장구..실적호조에 랠리 '주역'
 
올 2분기 어닝시즌에 활기를 불어넣은 업종은 단연 금융이다. 이미 월가전문가들은 이번 어닝시즌의 주인공은 금융이 될 것으로 점쳐왔다.
 
S&P캐피탈 IQ는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대형은행들의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S&P500에 편입된 기업의 평균 순이익 증가율 2.9%를 10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더욱 만족스러웠다. 금융주 어닝의 포문을 연 웰스파고는 지난 2분기 순이익이 55억2000만달러, 주당 98센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 44억달러보다 19%증가한 것이며 시장예상치인인 주당 93센트도 웃돈 것이다.
 
뒤 이어 실적을 공개한 JP모간과 씨티그룹도 2분기 순익이 65억달러, 42억달러로 전년대비 31%, 42% 급증한 것은 물론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내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분기 순익이 40억1000만달러, 주당 32센트로 같은기간 63%나 급증했으며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순익은 19억3000만달러, 주당 3.70달러로 전년 1.78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미국 금융주들의 깜짝실적은 비용 절감 외에 미국 경제의 완만한 성장에 따른 가계신용 여건 개선과 주택경기 호조에 따른 모기지 수요가 확대 등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투자은행들은 올해 주식과 채권시장 호조에 따른 트레이딩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제임스 골 보스턴어드바이저 자산매니저는 “금융주는 미국의 현 경제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거울”이라며 “은행들의 실적이 좋다는 것은 그 만큼 경제가 잘 흘러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금융주를 둘러싼 우려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모기지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향후 모기지 수익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미국 최대 모기지은행인 웰스파고는 모기지 뱅킹 수익이 28억달러로 전년대비 3% 감소했으며 JP모간 역시 모기지부문을 통한 수익이 11억달러로 14%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는 경제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금리 상승 환경에서 모기지 금리 역시 올라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양호한 만큼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기술주 '굴욕'..실적 부진에 전망도 '하향'
 
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어닝 랠리를 견인했던 IT 기술주들은 실망스런 실적을 공개하며 주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은 지난 2분기 순익이 20억달러, 주당 39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전년 28억3000만달러, 주당 52센트에 크게 못미친 것이다.
 
인텔은 당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3분기 매출 전망치도 130억달러를 제시해 월가의 우려를 키웠다.
 
18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역시 저조한 실적을 공개해 시간외 거래에서 6%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MS는 지난 분기 순익이 49억 7000만 달러, 주당 59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의 주당 6센트 손실에서 흑자 전환한 것이나 전문가 예상인 주당 75센트에 한참 못미치는 결과다.
 
구글 역시 주당 순익이 97억1000만달러, 주당 9.54달러로 예상치인 주당 10.8달러를 밑돌았다. 구글의 실적 부진은 2분기 유료 광고부문의 실적이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광고매출 성장세가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를 키웠다. 
 
IBM은 2분기 순익이 32억달러, 주당 2.91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1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구조조정과 자사주매입 등 일회성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PC수요 감소로 인텔을 비롯한 기존 IT강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구조 개혁 없는 수익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특히, 다음주에 예정된 애플의 실적이 기대 이하일 가능성이 커 IT에 대한 매도세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마켓워치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에 대한 실망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애플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커질 것”이라며 "기술주 랠리를 축하하는 파티는 이미 끝났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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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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