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 독점논란이 점점 심화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주최로 이와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
23일 서울 강남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에서 ‘창조경제를 위한 포털산업의 공정과 상생’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네이버의 독과점에 피해를 입었다는 업체 관계자들이 나와 자신들의 상황을 토로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등이 대거 참석했으며, 네이버 운영업체
NHN(035420)에서도 김상헌 대표가 직접 나왔다.
먼저 이구범 부동산114 대표는 무분별하게 중소업체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포털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포털이 2009년 부동산사업을 시작함에 따라 3년이 지난 지금 약 36% 가량의 매출 감소를 겪으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사례를 봤을 때 직접 부동산중개서비스를 하는 포털은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구글과 야후의 경우 부동산 전문업체들과 제휴로 상생을 실현하고 있으나 네이버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는 “독과점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기존 부동산중개서비스들이 허위매물을 내놓아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이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병승 컴닥터119 대표는 이보다 더욱 격앙된 자세로 강한 성토를 이어나갔다. 컴퓨터수리 전문업체인 컴닥터119의 이 대표는 네이버의 독선적인 검색광고 정책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사업이 순조롭게 성장하면서 자체 브랜드가 구축되자 경쟁사들이 네이버 검색광고(검색결과 최상단에 뜨는 링크식 광고)에 회사 이름을 도용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검색광고는 시장점유율 70%에 힘입어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에 도용업체들은 득세하게 됐다.
이에 컴닥터119는 네이버측에 단속을 요구했지만 법무담당자로부터 “억울하면 법대로 하자”는 답변을 들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네이버가 수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정당한 요청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한때 5000건씩 왔던 문의전화가 50건으로 줄어들 정도로 사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보이지 않게 네이버로부터 견제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이 대표는 토로했다. 그는 네이버의 행태를 ‘약탈’로 규정했다.
반면 네이버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실제 규제에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유머사이트 웃긴대학을 운영하는 이정민 대표는 “네이버가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업이 어려워진 면은 있지만 왜 네이버의 행보가 잘못됐는지 자문했을 때 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인터넷산업은 매우 트렌드가 빠르기 때문에 법이나 규제로 시장의 질서를 잡는 것은 무리이며, 오히려 중소사업자가 아닌 구글이 힘을 얻는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김상헌 대표는 “업체들의 입장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면서 “우리가 모든 사업을 직접 영위하겠다는 것은 결코 회사 경영철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며 조만간 파격적인 상생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최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