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 승 수 기자] 앵커 : 정부가 취득세를 영구 인하하는 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말 취득세 추가 감면 종료 후 드러난 부작용인 거래절벽현상을 진정시키고 향후 세제 불안정성을 제거하기 위함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정부 계획대로 무난히 도입될 수 있을지 생활경제부 한승수 기자와 확인해 보겠습니다.
한기자, 취득세 감면 직접적 수혜 대상인 부동산시장 현장에서는 취득세 영구인하에 대해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 일단 취득세 인하로 정책적 불안감이 사라지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데 긍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중개업소 1063곳을 대상으로 취득세 영구인하가 주택거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723명, 68%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도 20%에 달한 반면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은 11%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수요자보다 마음 급한 매도자들이 더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발표로 가격이 올라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중개업소에 문의하는 전화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취득세 영구인하로 인해 줄어드는 세수를 보전하기 위해 재산세나 소득세와 같은 다른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일부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 정부는 9월 국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거래세 인하는 확정 전까지는 매수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조금 이른 발표로 보이지는 않나요?
기자 : 시기적으로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7월과 8월은 무더위와 장마, 휴가로 인해 전통적으로 거래가 없는 비수기입니다. 9월은 추석 연휴가 있어 추석 전까지는 거래가 안되는 것도 통상적으로 있는 일입니다.
취득세나 양도세같은 부동산거래세는 인하 방침 발표와 동시에 거래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어차피 거래가 없는 비수기,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을 공개하기에 나쁘지 않은 시점으로 보입니다.
또 취득세 인하를 결정하고 가을 성수기 전 지자체와 국회를 설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 시기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9월 통과가 돼야 생애최초주택구입자 취득세 면제와 1주택자 양도세 감면 대책과 맞물리는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추석 이후에도 취득세 감면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중개시장은 가을 성수기에도 지금과 같은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취득세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굳이 거래를 할 필요가 없는거죠. 확정된 이후에도 늦지 않기 때문에 성수기에도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정부가 소급 적용이 힘들다고 밝혔기 때문에 위축 정도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취득세 영구 인하에 대해 지자체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지방세수 부족으로 취득세 인하 대책이 나올때 마다 반대를 하곤 했는데요. 어떤가요?
기자 : 부동산 취득세는 지자체 마다 차이가 있지만 지방세수의 2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습니다. 때문에 취득세 인하 소식이 있을 때마다 강하게 반대하고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이번에는 영구인하기 때문에 파장이 적지 않은데요.
시도지사연합회는 오늘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방침에 대해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취득세 인하가 오히려 부동산거래를 중단시키고 이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로 이어져 지방재정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연합회는 정부가 지방의 반대에도 취득세율 인하를 계속 추진할 경우 국회입법과정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세수보전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취득세 영구인하는 무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 취득세 영구인하는 결국 법개정이 필요합니다. 지자체도 국회를 설득해 막겠다고 해 난항이 예상되는데요. 국회쪽은 문제가 없나요?
기자 : 정치권은 취득세 인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현재 검토 중에 있습니다. 정확한 의견을 보이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지난 취득세 추가 감면안 통과 당시를 살펴보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9.10부동산대책에 따라 시행됐던 취득세 감면안이 12월로 끝난 후 정치권은 6개월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감면안은 3월에서야 힘겹게 시행됐습니다. 심각한 거래절벽에 정치권은 공감대를 형성하고도 국회 통과에만 무려 3개월이 넘게 걸린 것이다.
때문에 6개월이었던 감면 연장안의 실제 적용기간은 100일로 대폭 줄어드는 일이 발생했다.
정치권의 알력 다툼으로 취득세 감면안이 적기에 도입되지 못했는데요.
지난번에는 사전 공감대를 형성하고도 정작 국회에 들어가면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되며 제대로 논의조차 못됐습니다. 이번에도 정치권의 다른 현안에 밀려 후순위로 밀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