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속 '4순위 청약' 인기

전셋값이면 새집마련 가능..실수요자 큰 호응

입력 : 2013-07-24 오후 2:46:02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전세가격이 새 아파트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분양시장에서 4순위 청약이 실속형 수요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분양시장 침체로 새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낮아지면서 인근 지역 전세가격이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데다 4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동·호수를 수요자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삼송2차 아이파크 ▲별내2차 아이파크 ▲용인 광교산자이 ▲용두 롯데캐슬 리치 등 최근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마친 수도권 단지에서 4순위 청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4순위청약접수를 받고 있는 삼송2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 몰린 예비청약자들.(사진제공=리얼투데이)
 
'삼송2차 아이파크'는 정규 청약순위에서 마감은 되지 않았으나 지난 주말(7월20~21일) 동호수지정계약을 알아보려는 4000명의 예비청약자들이 모델하우스에 몰렸다. 예상치 못한 방문이 늘면서 분양업체는 모델하우스를 저녁 8시까지 연장 운영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100만원대로 인근 은평뉴타운 새 아파트 전세가격인 1000~1050만원대와 비슷한 수준인 게 매력이다. 이 아파트는 은평뉴타운의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단지 주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지난 5월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에서 분양한 '별내2차 아이파크'의 경우도 4순위 청약경쟁률이 최종 4.5대 1에 달했다.
 
'별내2차 아이파크'는 현재 계약률 95%를 기록 중으로 연일 계약률을 갱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060만원대로 인접한 노원구에 1000만원대 전세 아파트들이 생겨나면서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지하철 4·8호선 연장과 경춘선복선전철 별내역 개통으로 교통이 더욱 편리해 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6월 중순부터 경기도 용인시 신봉지구에서 분양 중인 '용인 광교산자이'는 본 청약에서 대부분의 주택형이 미달 됐으나 4순위 청약 이후 한달 만에 65% 이상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용인 신봉지구는 강남 접근성이 우수하고 분당 및 판교 등도 가까워 출퇴근이 용이하다. 주변 판교신도시의 전세가는 3.3㎡당 1080만원 안팎이며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170만원대 수준이다.
 
5월 말 분양에 들어갔던 '용두 롯데캐슬 리치'도 70% 이상의 계약률을 보이며 순조롭게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1530만원으로 주변지역 전세가격이 1400만원대로 높게 형성돼 실수요자들에게 관심을 모았다.
 
◇재당첨 제한 없고, 전셋값으로 골라잡는 것도 장점
 
주택 청약제도를 보면 4순위의 장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주택청약통장은 청약통장 가입기간에 따라 1~3순위로 등급이 매겨진다.
 
청약 1순위는 통장에 가입한지 2년 이상, 2순위는 6개월 이상이 돼야 한다. 3순위는 1~2순위가 아닌 경우를 말한다.
 
순위 내 청약자는 아파트가 당첨되면 동호수를 추첨에 의해 배정 받는다. 자신이 원하는 동호수가 아닐 경우 아파트 당첨을 포기해야 하며 이럴 경우 재당첨 금지에 해당돼 일정 기간 동안 아파트 우선 청약의 기회를 잃는다.
 
반면 4순위는 청약통장을 사용해 아파트를 청약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파트 재당첨금지 조항에 적용 받지 않아 다른 아파트에 청약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또 원하는 층과 향을 골라서 계약할 수 있어서 유리하다.
 
특히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금 정도면 아파트를 계약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서울 인접지역의 4순위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은평지구에 사는 주부 K씨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금이면 삼송지구에 있는 새 아파트의 원하는 층과 원하는 동을 계약하고도 남는다"며 "생활권이 서울과 비슷한데 가격은 더 싸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교통·브랜드·소형·대단지 등 4박자 갖춘 단지 골라야
 
4순위 청약에 앞서 청약자들이 꼼꼼히 따져봐야 할 사항도 있다. 동 호수를 임의로 지정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 단지나 청약할 경우 나중에 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수급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집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교통여건이다. 수도권에 위치한 주택의 가치는 대부분 서울 중심부로의 접근성이 결정 짓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파트 단지와 지하철 역과의 도보 이용거리를 우선적으로 따져 보는 게 좋다.
 
또 최근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공사의 브랜드도 따져봐야 한다. 브랜드 단지는 언젠가는 이름값을 하게 마련이다.
 
이밖에 대형 아파트보다는 몸집이 작은 소형 아파트가 유리하며 중소형단지 보다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를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
 
대단지는 분양초기에는 많은 분양 물량이 쏟아져 미분양되는 경우가 있지만 입주 후에는 대단지 프리미엄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남아 있는 물량이 많은 이유가 시장 상황 때문인지 입지여건이 나쁘기 때문인지도 구별해야 한다.
 
김지윤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단지 싸다는 이유로 덜컥 아파트를 계약했다가는 향후 집이 팔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가능한 검증된 브랜드와 지역을 대표하는 입지를 갖춘 단지의 로얄층 위주로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원나래 기자
원나래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