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이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50억엔에 이르는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5일 주요 외신은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소비세 인상이 아베노믹스의 장애물이 되서는 안되며 최소 50억엔을 투자해 부정적 영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카미야마 나오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투자전략가는 "소비세 인상 문제는 아베 내각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이토추상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베 내각은 추가 지출을 요청해야 할 것"이라며 "규제 완화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부정적 영향을 받는 부문에 지원이 집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말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는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며 소비세율 인상에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소비세율은 2014년 4월에 종전의 5%에서 8%로, 2015년 10월에 8%에서 10%로 상향 조정된다.
(자료=일본 정부, 뉴스토마토)
시장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소비세 인상을 단행할 경우 점진적인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 경제가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97년 소비세를 3%에서 5%로 높였을 당시 일본은 20개월에 이르는 침체기를 겪었다.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이 발효되는 2014회계연도 1분기(4~6월)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4.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 분기만에 플러스 전환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부는 침체기가 반년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이토추상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 경우 시장은 아베노믹스에 물음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스즈키 토시후미 세븐&아이홀딩스 회장도 "소비세 인상의 시기를 잘못 결정하면 소비지출 감소와 경제 성장 둔화라는 심각한 벽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가 소비세를 인상해야 하는 이유는 막대한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말 일본 정부의 부채가 GDP의 2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지난 20일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9월 모임 이전에 신뢰할 수 있는 재정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본은 오는 9월 열리는 임시 국회에서 소비세 인상과 관련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이를 전후로 1분기(4~6월) GDP가 공개되는 만큼 경제 상황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전년 동기대비 4.1% 증가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카미야마 투자전략가는 "경제 지표가 생각보다 부진하게 나타날 경우 소비세 인상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