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신한은행이 직원들의 복지 등 근무여건 개선보다는 수익추구를 앞세우고 있어 내부 직원들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점심시간 헬스장 이용을 금지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관리자급의 연차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본점의 관리자급 직원 A씨는 여름철 떨어진 체력을 관리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헬스장을 찾았으나 헬스장이 문을 닫아 사무실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점심시간에 헬스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폐쇄된 것.
지점 창구 직원들은 점심시간도 30분도 안될 정도로 급하게 끼니만 해결하고 업무에 들어가야하는 등의 업무 강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직원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있다.
이같은 신한은행의 이야기는 금융권에 전해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원들은 고객응대를 위해 거의 점심시간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부분을 시스템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다독이고 응원하면서 가야하는데 더욱 채찍질하는 것은 사기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들어서 알고 있는데 점심시간에 운동도 못하게 하는 것까지는 심한 것 같다”며 “회사의 수익개선도 좋지만 직원들도 생각해줘야 할 필요는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또 직원들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관리자급 이상의 연차 휴가는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일반직원들의 연차 사용도 유도하도록 했다.
연차소진 관련 지시는 일반적으로 여름휴가 시즌이 지난 후에 나왔지만 이번은 두달이나 빠르다는 것.
신한은행은 직원들이 연차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이를 수당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절감 차원으로 연차소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수익 하락 등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신한은행은 인건비 절감 카드를 꺼내든 것.
이같은 신한은행의 스탠스는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통한 은행의 중장기 수익성 개선이 아닌 금융당국과 정부의 코드 맞추기 경영에 더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서민금융상품 개발 등 신한은행이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예전과 다르게 정부 시책에 다른 은행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신한은행의 색깔이 달라지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