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정밀화학의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이 전면 중단됐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27일 물탱크 폭발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장 건설 작업을 전면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산재예방정책국장과 부산고용노동청장이 방문해 사고 경위를 파악했다. 고용노동부는 현장조사가 끝나는 대로 현장 작업자와 책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역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물탱크 관련 실무 책임자였던 최(50) 모 삼성엔지니어링 기계팀장과 물탱크 제작업체 다우테크의 실무 책임자 서모(45)씨가 사망함에 따라 사고 원인 규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사고는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탱크 설치 과정에서 느슨한 관리감독을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5일부터 물탱크 이음새의 볼트 4곳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을 인지하고도 수압 테스트를 강행했다. 물탱크가 1400톤(t)에 달하는 용량이었음을 감안하면, 충분한 보수 작업을 거친 뒤 테스트에 나섰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만일의 사고를 대비할 최소한의 안전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 15명 가운데 물탱크 설치 업무와 무관한 근로자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물탱크 건설 주변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변을 당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경상을 당한 피해자들은 멀리 떨어져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라면서 "주변 근로자들에게 특별히 대피 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대신 물탱크 누수를 체크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이 물탱크의 누수를 미리 감지했다면, 주변 작업자들의 현장 접근을 막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사고 예방에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지난 1월 불산 누출 사고로 사회적 지탄에 직면하자 "환경안전에 대한 불시점검을 강화하고 문제가 지적될 경우에는 실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간주, 제재와 처벌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반년 만에 사망 사고가 재발함에 따라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