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급 안정세..조선업, 회복세 '확연'

신조선가 상승, 벌크선·탱커 등 다양한 선종으로 확대
회복 기대감에 조선주 한달 새 평균 10% 이상 상승

입력 : 2013-07-29 오후 4:11:34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조선업 장기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온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최근 해결될 기미를 보이면서 조선업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은 지난 2008년 말 시작돼, 이후 2~3년간 선주문한 물량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풀리면서 조선업 장기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선박 가격 하락은 물론 발주량이 급감, 조선소들의 저가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이른바 국내 빅3를 중심으로 수주량이 크게 증가하고, 신조선가와 중고선가 상승추세가 일부 선종에서 주력 선종으로 확대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조선업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온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최근 해결될 기미를 보이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29일 관련업계와 해운·조선분석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무려 7개월 만에 126포인트를 벗어난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주 한 차례 더 상승하면서 128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컨테이너선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지만 이번에는 탱커와 벌크선까지 선가 상승 범위가 확대됐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올해부터 시작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제조연비지수(EEDI) 규제로 인해 친환경 고연비 선박을 발주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발주량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다 공급 과잉 현상이 심각했던 벌크선에서도 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업계에서는 선가가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벌크선과 탱커는 수주잔량이 침체기 이전인 2006년 수준까지 떨어졌고, 선박 공급 증가율도 2005년 공급과잉이 시작되기 이전 수준까지 하락했던 상황. 컨테이너선의 경우 수주잔량은 2005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박 공급 증가율은 이전 최저치 수준인 4.8%까지 추락했다.
 
이처럼 악조건을 딛고 신조선가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한 대형 조선소들을 중심으로 저가수주를 지양하고, 선박 제값받기에 나서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스콜피오탱커스가 발주한 11만4000DWT급 탱커 4척의 건조의향서를 체결했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계약을 포기했다. 벌크선을 주로 만드는 일본 최대 이마바리 조선소도 최근 신조선가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고선가도 3만DWT~8만DWT급 중형 탱커선을 중심으로 오르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올해와 내년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원유 정제설비가 증설돼 앞으로 정제유를 운반할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2년 내 130척 이상의 신조선 발주가 이뤄지고, 중고 탱커 가격 상승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 들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도 공급 과잉 해소와 더불어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신조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한 1666만CGT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제품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의 증가와 LNG선의 양호한 수주를 기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 증가한 599만CGT, 수주액은 24.6% 증가한 184억9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세계 선박발주량의 36% 수준이다.
 
한편 이 같은 조선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조선주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국내 빅3 조선소의 경우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15~25% 가량 상승했고, 이달 들어서만 평균 10% 이상 올랐다.
 
드릴십, LNG선 등 고부가 선종을 연달아 수주하면서 연간 수주 목표액의 60% 이상을 달성한 데다 하반기에도 옵션 물량 등을 포함해 해양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가 다수 남아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에너지 물동량 확대 등 수요 회복으로 수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주가 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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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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