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서유미기자] 최근 증시환경 악화로 위기에 처한 증권사들이 해외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홍콩에 진출한 증권사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신 가운데, 증권사들은 구조조정과 새로운 사업진출을 통해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불황을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에서 수익을 내는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30일 서영수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선진국의 은행과 금융투자기관들은 해외진출을 통해 국내 성장 정체를 만회해왔다"며 "해외진출에는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법인, 손실 완화.."아직 희망은 있다?"
지난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권사들은 홍콩법인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후 손실폭을 완화한 증권사들은 홍콩법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증권(016360) 홍콩법인은 지난 2011년 622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후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후 지난해 당기순손실 6억원으로 적자폭을 급격히 줄였다.
미래에셋증권(037620) 홍콩법인도 지난 2011년 2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적자를 냈지만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에는 72억원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KDB
대우증권(006800)과
우리투자증권(005940)은 2011년과 지난해 모두 이익을 냈다. KDB대우증권은 2011년 73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328억원, 우리투자증권은 2011년 19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총자산의 경우 KDB대우증권은 2011년 4574억원에서 지난해 7583억원으로 늘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2011년 315억원에서 지난해 1702억원으로 급증했다.
현대증권(003450)은 지난해 홍콩법인에서 11억원 손실을 냈지만, 주식워런트증권(ELW) 알고리즘 트레이딩 운용과 채권·통화·상품(FICC) 세일즈트레이딩 관련 부서 등의 진출을 통해 홍콩법인의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홍콩법인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주변 동남아 지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진출의 지정학적인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이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네트워크' 찾으러 '싱가포르·베트남' 간다
증권사들의 아시아 진출은 홍콩을 거점으로 하여 주로 싱가포르와 베트남으로 뻗어있다.
지난 19일 현대증권은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헤지펀드 자산운용사와 트레이딩 전문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헤지펀드 자산운용사는 초기 1억달러로 운용을 시작하지만 3년내 운용자산 10억달러 이상, 수수료 수입 연 4000만달러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대우증권이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발족했다. 대우증권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발생한다면 영업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인도와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에는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진출했다.
지난 2010년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 한국투자증권은 영업망 확대를 통해 향후 2016년까지 베트남 5대 증권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투자자문사와 연계해 중국기업들의 상장을 비롯한 투자은행 업무와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와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관련 사업거점도 육성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태국과 몽골등이 현지 진출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TB투자증권(030210)은 2008년 태국법인을 설립해, 지난해 당기순손실 20억7900만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현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기관영업을 시작했다"며 "올해들어 신규계좌 개설건수가 지난해보다 약 3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몽골에는 지난 5월 KDB대우증권이 최초로 현지에 진출했다. 초기 설립 자본금은 약 11억원으로 산업은행과 몽골 개발은행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앞으로 해외 진출 비중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영업이익의 30% 이상을 해외 사업에서 확보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해외법인 영업이익은 78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3.07%를 차지했다.
대우증권은 현재 자기자본의 10% 정도를 해외진출에 사용하고 있고 향후에도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도 현재 1% 이하인 해외수익 비중을 오는 2015년까지 5%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