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대운하 사업으로 추진했음이 국토부 내부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이에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4대강 사업 국정조사가 재부각될 조짐도 감지된다.
30일 김현 민주당 의원실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토부의 비밀 내부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 사업 포기를 선언한 이후에도 실제로는 대운하 사업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에는 지난 정권의 실세 중 한 명이었던 박영준 당시 국무차장이 "1단계로 국토부안으로 추진하고, 경제가 좋아지고 경인운하 등으로 분위기가 성숙되면 대운하안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러한 소식에 야권은 이명박 정부의 표리부동한 행태를 비판하며 전·현 정권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벼르는 분위기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대국민 사기극이자 국민을 기만한 사건인 한반도 대운하 비밀 추진 사건과 관련, 모든 수단을 다해 이명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의 공동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도 "이명박 전 정권에서 이 사업을 추진했던 모든 관련자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철저한 사실 규명위에서 범죄 행각에 대한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면서 "현 정부와 여당도 4대강 관련 국가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국민들의 여론 역시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어 국조 요구는 더욱 비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리서치뷰>가 지난 19~21일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찬성" 의견은 78%나 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인 이번 조사에서 국조 반대 의견은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국가정보원 국정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중이고, 더욱이 여야의 이견차로 파행을 거듭해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가 조속한 시일 내에 4대강 사업 국조를 추진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아울러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과 관련해 대화록 유출까지 포함한 특검법을 민주당이 30일 발의한 상태라 4대강 국조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