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 특위의 여야 간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여부를 놓고 설전을 펼쳤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1일 MBC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장외투쟁의 명분을 만들려고 갑자기 동행명령장 확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이 국정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증인인 두 사람들을 부르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동행명령장이 필요해졌다고 맞섰다.
권 의원은 “엊그제까지 여야간사간 합의도 잘 되고 분위기도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기자회견을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날 2시간에서 한 5시간 기다린 끝에 정청래 간사와 만났는데 그 동안 주장하지 않았던 무조건적인 (원세훈•김용판)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김무성 의원, 권영세 대사의 증인채택을 집요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은 그 증인채택 합의 불가를 핑계로 장외로 나아가려는 수순이다”라며 “지난 주 일요일 여야간사가 합의해서 국정조사를 정상화하기로 발표까지 하고 의사일정까지 잡았는데 새누리당이 합의의사가 없다고 일방적으로 단정하고 (장외로) 나가야 되는 것인가. 이번 장외투쟁은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그리고 이에 대한 민주당 내의 친노 강경파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지도부의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동행명령장 발부를 갑자기 요청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상황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이 원 전 원장, 김 전 청장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부르는 것을 방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의 지금까지 태도를 봤을 때 원세훈, 김용판을 증언대에 세우지 않겠다는 의지의 뜻을 숨은 뜻을 확인했다. 원세훈, 김용판이 청문회 증언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국정조사의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새누리당은 원판불출석의 변칙을 쓰고 있기 때문에 결국 국민들과 직접 어깨 걸고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그 전까지 원 전 국장, 김 전 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새누리당이 두 사람들에게 청문회에 나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권성동 간사와 대화를 하다 보면 ‘안 나올 거야’, ‘안 나와도 국회가 어떻게 할 수 없잖아’ 같은 상상할 수밖에 없는 그런 발언들을 계속 했다”며 “권 간사뿐만 아니라 실제로 다른 의원들이 공공연하게 언론인터뷰에서도 밝히고 있다. 거기다가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도 안 나올 거야’, ‘국정원법에 보면 기밀누설의 원칙, 기밀누설금지의 원칙이기 때문에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이 어떻게 나오겠느냐’는 말도 공공연하게 새누리당에서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 할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한다’는 조건부 제시안은 대안으로 내놓았다.
민주당은 조건부는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원세훈, 김용판은 재판 중이기 때문에 못 나갑니다. 그리고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은 국정원법 때문에 못 나갑니다. 그러면 그게 정당한 사유가 된다. 안 나와도 그들을 처벌할 아무런 조건이 안 된다”며 “그래서 그들을 끌어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동행명령장 발부는 초법적인 월권 행위라고 지적했다.
권성동 의원은 “국회법에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1항에 국회에서 소환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 할 경우에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게끔 규정돼 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건 정당한 사유 유무에 대해선 고려하지 말고 국회 불출석 할 경우에는 국회법을 위반하면서 무조건적인 동행명령장을 발부를 약속하라는 요구다”라며 “법을 무시하자는 초법적인 발상과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가 법을 준수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이 국회법을 근거로 요구를 거부하자,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자신들에게 편리한대로 국회법을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국회법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 모든 국정조사는 원칙적으로 공개다. 다만 위원회 의결로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우리가 국정원도 국회법에 따라 공개로 진행하자고 했을 때 새누리당이 국회법을 어기고 못하겠다고 했다”며 “어떤 때는 국회법을 어기자고, 어떤 때는 국회법을 준수하자고 하는 것은 새누리당의 안하무인, 오만, 독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