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美S&P500 1700시대 개막..저항선은 없다?

입력 : 2013-08-02 오후 6:02:08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뉴욕 증시가 8월의 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S&P5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700포인트를 넘어섰다.
 
다우존스 지수도 7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 지수 역시 12년10개월여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고용과 제조업 등 경제 지표가 뒷받침하는 가운데 연준 역시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향후의 상승 동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S&P500, 1700포인트 새역사..예상보다 빨라
 
◇S&P500 지수 주가 추이(자료=CNN머니)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일보다 21.14포인트(1.25%) 상승한 1706.87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 기록했던 종전의 죄고가 1695.52를 약 열흘만에 경신했다.
 
지난달 5% 가까이 뛰어오르며 올 1월 이후 가장 양호한 움직임을 보였던 S&P500 지수는 예상보다 빠르게 심리적 저항선인 1700포인트를 뚫었다.
 
올 들어 수차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음에도 번번히 1700선 앞에서 고배를 마셨던 S&P500 지수가 드디어 지지선을 넘어선 것이다.
 
당초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 즈음에나 S&P500 지수가 17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마크 도스 웰스파코 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700포인트는 당초 연말을 전후해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며 "증시의 상승 속도가 기대보다 빨랐다"고 진단했다.
 
1600포인트에서 1700포인트에 도달할 때까지 불과 3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고무시킨 요인이다.
 
지난 5월3일 S&P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600포인트를 넘기까지 1500포인트 첫 돌파 이후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S&P500 지수는 지난 2000년 3월 닷컴버블이 붕괴되기 직전 처음으로 1500포인트를 상회했다.
 
닷컴버블 시대 이후 지수가 반토막나기도 했던 S&P500 지수는 2007년 10월 다시 한번 1500포인트를 웃돌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또 다시 좌초했다.
 
이후 2009년 3월 676.53포인트까지 밀려났던 S&P500 지수는 세 차례에 걸친 연준의 양적완화에 힘입어 꾸준한 랠리를 이어왔다. 지난 4년간 S&P500 지수는 152% 뛰어올랐다.
 
◇'지표의 力'..연준 부양기조도 뒷받침
 
이날의 가장 큰 상승 동력은 기대 이상의 경제지표였다.
 
노동부는 지난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만9000건 감소한 32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 전망치 34만5000건을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08년 1월 이후 5년 6개월만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전일 ADP 민간 고용 동향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인 것과 함께 노동 시장 낙관론에 불을 지폈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2일 공개되는 7월의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18만5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점쳤다. 실업률은 7.5%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경기도 경기 회복 전망에 힘을 보탰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이 발표한 7월의 제조업 지수는 55.4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50.9와 사전 전망치 52를 모두 상회한 것으로 지난 2011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과 유럽의 제조업 경기가 예상 밖의 확장세를 나타낸 점도 투자 심리를 개선한 요인이 됐다.
 
중국의 7월 제조업 PMI는 50.3으로 10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고, 유로존의 제조업 PMI는 50.3으로 2년만에 기준선을 상회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부양 기조를 유지 할 것이란 믿음 역시 긍정적이었다.
 
지난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매월 850억달러의 자산 매입과 초저금리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점이 종전보다 더 온건적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1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호재였다.
 
이 밖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2분기 어닝시즌 결과도 상승 동력이 됐다. 
 
이날까지 S&p500 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373개사가 지난 분기 경영 성적을 공개했으며 이 중 73%가 예상을 웃돈 실적을, 56%가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추가 상승 동력 충분"..1746포인트까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도 낙관했다. 경제 지표나 통화정책 방향 등 외부 환경이 전반적으로 증시에 우호적이란 판단에서다.
 
랜디 베이트맨 헌팅턴자산투자자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때마다 투자자들은 시장에 보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여전히 시장 진입을 기다리고 있는 자금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상승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매튜 카우플러 클로버밸류펀드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자산 가격의 상승이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S&P500 지수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710포인트에서 새로운 저항선을 형성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1746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지만 연말의 목표치를 조기에 달성한 만큼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반면 지난 몇 달간 증시가 빠르게 달려온 만큼 단기 조정을 거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타났다.
 
오는 9월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경우 이것이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 씨티그룹 선임투자전략가는 "최근 미국 증시가 신뢰성이 떨어지는 경제지표나 낙관적인 기업 실적에 기대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이 향후 실적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시장 펀더멘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힘들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안일한 태도가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판단을 토대로 그는 S&P500 지수가 연말께 1615포인트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비 길버트 엘리어트웨이브 트레이더넷 운영자는 "장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단기 조정장을 맞을 수 있다"며 "이 경우 1535포인트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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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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