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카카오와의 제휴전략을 놓고 게임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카카오의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는 일종의 흥행 보증수표로서 모든 개발사들이 앞다퉈 입점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의존도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자 여기저기서 종속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4일 게임업계 다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게임회사들은 그 대안으로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거나 새로 내놓는 한편 다른 모바일게임 플랫폼과의 제휴도 모색하고 있다.
◇ 넥슨플레이 (사진제공=넥슨)
우선 넥슨,
컴투스(078340),
게임빌(063080) 등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자체 플랫폼인 ‘넥슨플레이’와 ‘컴투스 허브’, ‘게임빌 서클’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대체로 하나의 계정으로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여러 기능을 내놓는 식이다.
모바일사업 전환에 가장 잘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CJ E&M(130960) 넷마블 역시 자체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까지 공식 발표된 바 없지만
위메이드(112040)도 모바일게임 브랜드 ‘위미’를 플랫폼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움직임은 게임사들이 카카오 게임하기 외 다른 모바일게임 플랫폼에 입점을 추진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일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회사들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며, 최근 게임 퍼블리싱 전략을 발표한 페이스북과 아프리카TV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위메이드와 게임빌의 경우 페이스북 게임서비스 제공업체로 선정됐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이른바 ‘탈(脫)카카오 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현재 제휴관계가 자칫 종속으로 이어질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즉 카카오와 협력관계가 끊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회사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인지한 것이다.
◇ 카카오 게임하기 간판스타 '애니팡' (사진=최용식 기자)
수익배분에 대한 불만도 크다. 파트너사들은 기본적으로 결제액 30%를 앱마켓에 주고 나머지 30%를 카카오에 지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런 지원 없이 그저 카카오톡에 노출시켜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체 거래액 21%를 가져간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개발사와 진정 상생하고 싶다면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캐주얼게임에 최적화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기 힘들다는 점, 수명주기가 짧다는 점, 입점 게임이 증가할수록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 크로스 마케팅(모바일광고를 통해 자사 다른 게임을 홍보하는 방식)이 제한된다는 점이 불만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카카오측도 파트너사들의 불만을 알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히트작 개발 경험이 있는 회사에 한해 복잡한 심사과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 수수료율 변경을 고민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탈카카오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개발사들로서는 더 큰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고속성장을 거듭했던 카카오의 성숙화가 예상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