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STX그룹의 지주사인 STX와 옥상옥인 포스텍의 회생 여부만이 남았다.
현재까지 양사의 진행 상황은 지극히도 불투명하다. 난항이 거듭되는 주요 이유다. 두 회사 모두 지주사 성격이 강하다 보니 자체적인 수익보다는 계열사의 지분 수익을 주요 매출원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채권단이 자금을 투입해 회생시키더라도 나중에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 회생 여부를 두고 채권단 내에서도 이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STX그룹 입장에서는 단 하나의 계열사라도 더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채권단은 그럴수록 짊어져야 할 부담만 늘어난다.
◇STX그룹 사옥(사진제공=STX)
채권단과 STX 내부전언에 따르면, 이들 중 그나마 포스텍이 STX조선그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STX와 달리 포스텍은 STX조선해양에 납품하는 조선 기자재를 조립하고, 일부 선박 설계도 담당하고 있어 조선분야 회생에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STX그룹이 선박 건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선박 기자재 생산부터 조립,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한 점도 포스텍 회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스텍은 지난달 29일 IT 사업부문을 분할해 자본금 5억원 규모의 'STX ICT'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포스텍은 공시를 통해 "IT사업부문을 분리함으로써 신규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독립적인 경영과 객관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책임경영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포스텍이 STX조선그룹 합류를 위해 몸집을 줄이는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스텍 IT사업부가 담당하는 주요 역할이 STX그룹의 시스템 유지 및 보수인 점을 감안하면 STX그룹 지배구조가 무너진 상황에서 IT부문에 대한 중요도는 그만큼 떨어진다. 조선사업 부문은 그대로 두고 IT부문만 따로 떼 매각한 뒤 경영정상화 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란 게 현재의 주된 관측.
문제가 될 수 있는 강덕수 회장의 지분 포스텍 지분 87.45%는 무상감자 등의 형식을 거쳐 대주주 지위는 박탈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STX에 대한 회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결에 성공한 STX조선해양의 경우 오는 9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TX의 지분을 100대 1의 비율로 무상감자 처리한다. 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이 같은 선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5월31일 기준 STX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STX조선해양 30.57%, STX중공업17.07%, STX엔진 33.56%, STX팬오션 27.36% 등이다.
이 경우 STX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대부분은 사라져 껍데기만 남는 회사가 될 수 있다. 지분 수익 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은 사실상 없다.
한편 STX와 포스텍은 현재 채권단 실사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쯤 실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