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직계존속 살해범을 일반 살인범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규정한 형법 250조 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손모씨가 “존속살해를 일반 살인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해당 법조항은 평등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조선시대 이래 현재까지 존속살해죄에 대한 가중처벌은 계속되어 왔고, 이런 입법의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효를 강조하는 유교적 관념 내지 전통사상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패륜성에 비춰 일반 살인죄에 비해 고도의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1995년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이 종래의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서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개정되어 기존에 제기됐던 양형에 있어서의 구체적 불균형의 문제도 해소된 점을 고려할 때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은 자의적 입법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진성·서기석 재판관은 "직계존속을 살해하는 경우 양육이나 보호 여부, 애착관계의 형성 등 다른 사정과 무관하게 형식적 신분관계만으로 가중 처벌하는 것은 봉건적 윤리관념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적인 가족관계와 조화된다고 보기 어렵고, 비교법적으로도 그 예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손씨는 아버지가 자주 술에 취해 어머니를 폭행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는데 2011년 1월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말리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자기까지 폭행하자 살해해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10년을,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상고한 뒤 존속살해죄를 가중처벌하는 형법 250조 2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전경(사진=헌법재판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