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새로운 서비스 도입으로 공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네요."
금융감독원의 공시 시스템을 두고 개인투자자가 하는 말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 투자 정보 확산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달 1일부터 '오픈 API' 서비스를 실시했다.
오픈 API는 자신이 보유한 정보를 다른 정보시스템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기술이다.
오픈 API를 구축하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접속하지 않아도 개인 블로그나 언론사 사이트·포털 사이트에서 맞춤형으로 공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다트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원 가입 후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에 있는 '오픈 API' 메뉴를 이용해 인증키를 발급 받으면 된다.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웹 개발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이 없으면 사실상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금융감독원 홈페이지)
오픈 API를 이용하려던 손모씨(28세)는 "개인 블로그의 경우 컴맹이어도 클릭만 하면 쉽게 만들 수 있었다"면서 "다트의 오픈 API 시스템도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인증키까지만 받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양모씨(34세)도 "홈페이지에 개발 가이드가 있길래 그걸 보면서 따라해보려고 했지만 어려워서 도중에 그만 뒀다"면서 "그냥 다트 사이트를 매번 열어 두고 확인하거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통해 알림 서비스를 받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오픈 API 개발가이드가 있기는 하지만 자바 스크립트 등의 개발자 사상을 알지 못하는 일반 사용자가 따라하기는 어렵다"며 "실질적으로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웹 개발에 대한 기초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 서비스가 시작된 후 이용자들의 반응이 괜찮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개인과 기업의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네이버·
다음(035720) 등 대형 포털사이트에서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 금감원은 포털에 기존에 있던 전자공시 코너를 API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포털사들은 당장 수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마다 개발·사업 계획, 연간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당장 시스템 재개발은 어렵다는 답이 왔다"면서 "최근 다트 오픈AP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조만간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이제 막 서비스를 시행했기 때문에 정착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부가 API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트에 대한 API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