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수익률 두 배라더니...

"레버리지ETF, 코스피200 올라도 하락할 수 있어"
"레버리지ETF, 기간수익률 아니라 일간수익률 2배 추적"

입력 : 2013-08-06 오후 6:54:5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올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홍 모씨(30세)는 부진한 성과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코스피200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펀드인 줄 알고 투자했는데 지수가 오르는 날에는 심지어 ETF가 하락하는가 하면, 오르는 날에도 지수 대비 2배가 채 되지 않는 상승률을 보이는 날이 많았던 것.
 
또 홍씨가 투자한 기간동안 코스피200지수는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홍씨는 "지난 6월14일 코스피200지수가 0.36% 오르던날, KODEX 레버리지(122630)는 0.5% 빠졌다"며 "코스피200 수익률을 2배 정확히 카피하지 못하는것은 이해하겠지만 수익률 방향도 반대고 이렇게 크게 차이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코스피200 오르던날, 레버리지ETF 하락한 이유는?
 
레버리지 ETF 가운데 가장 거래가 활발한 KODEX 레버리지 ETF의 경우 올들어 코스피200지수가 올랐던 날 가운데 11거래일은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코스피200지수가 내리던 날 KODEX 레버리지 ETF가 오른날도 3거래일 있었다.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이나 하락률보다 2배 이상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코스피200지수의 움직임에 2배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진 레버리지 ETF가 코스피 200지수와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뭘까.
 
ETF의 시장가격이 ETF의 이론 가격인 NAV(실제 자산가치)와 다르게 측정되기 때문. 투자자들이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시장가격은 ETF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레버리지 ETF의 코스피200지수 일간수익률의 2배는 NAV를 기준으로 적용되며, 시장가격이 기준값이 되지 않는다. 코스피200지수가 오늘 1% 상승했다면, 전일 ETF NAV를 기준값으로 해 2배인 2%가 오르는 것이지, 전일 시장가격 대비 2%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컨대 전일 KODEX 레버리지의 시장가격은 1만250원, NAV가 1만원으로 시장가격이 NAV보다 250원 고평가 돼 마감됐다. 그리고 다음날 코스피200 지수가 1% 상승하고, KODEX 레버리지가 정확하게 코스피200지수 일간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고 가정하면, KODEX 레버리지 NAV는 1만200원이 된다.
 
시장가격도 NAV를 기준으로 유사하게 형성되기 때문에 1만200원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시장가격은 전날보다 50원, 0.49%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원리는 KODEX 레버리지 뿐만 아니라 TIGER 레버리지(123320), KStar 레버리지(123760), KINDEX 레버리지(152500) 등 국내에 상장된 다른 레버리지ETF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전날 시장의 변동폭이 컸다면 레버리지 ETF가 이미 선반영해 등락이 그날 지수의 상승폭에 미치지 못하는 날도 있다"며 "NAV는 제대로 움직이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와 매도 등 수요공급에 의한 호가로 괴리가 생기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200, 1년동안 상승했는데..레버리지 ETF 수익률 '하락'?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전날 종가기준으로는 KODEX 레버리지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62%를 기록했고, TIGER 레버리지, KStar 레버리지, KINDEX 레버리지 ETF도 -0.66~-0.9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료=제로인)
 
실제로 지난해 8월3일 코스피200지수는 244.81이고 전날은 246.80으로 최근 1년동안 0.81%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은 2%가까이 되지만 레버리지 ETF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 부진에 대해 음의 복리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간 수익률의 2배가 아니라 일간 수익률을 매일 2배 추적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김 팀장은 "단순계산해서 코스피200지수가 1000에서 1500(+50%)으로 올랐다가 1000(-33%)으로 다시 내렸을 때, 이를 레버리지 ETF에 적용한다면 1000원에서 2000(+100%)으로 올랐다가, 하락할 떄에도 두 배인 66%가  빠지게 되면 1320원이 하락한 680원이 되는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간수익률로 따지면 코스피200지수는 1000원으로 변동이 없지만, 기간 수익률이 아니라 일간 수익률의 2배이기 때문에 계산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에 레버리지 ETF는 장기투자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품으로, 코스피200지수가 올랐던 기간에도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단기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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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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