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중국 IT업계의 공룡 ‘텐센트’와 전세계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최근 각각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공개했다. 하지만, 게임사들 사이에서는‘향후 시장 반응을 살펴 보고 대응하겠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텐센트는 스마트폰 메신저 위챗(Wechat) 내에 '게임센터'를 지난 5일 열었으며, 페이스북도 지난 주 개발자페이지(Facebook developers)에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공개하고 한국의
게임빌(063080)과
위메이드(112040)가 포함된 초기 협력사 10여 업체를 발표했다.
두 거대 업체의 본격적인 모바일 게임 사업 진출은 분명히 업계의 ‘빅뉴스’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무조건 따라갈 것이 아니라 수익성과 흥행 가능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우선 텐센트는 한국의 ‘카카오톡 게임’과 유사한 형태의 위챗 게임센터에 캐주얼게임은 자체 제작하고 게임성이 뛰어난 미드·하드코어 게임은 외부에서 들여와 퍼블리싱할 계획인데, 수익 배분률이 지나치게 텐센트에게 유리하게돼 있다는 평이다.
◇텐센트 위챗 소개 화면(사진출처=위챗 중국어 홈페이지)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는 “위챗 게임센터의 수익 배분률은 텐센트와 게임 제작자가 8:2 또는 그 이상으로 텐센트가 가져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4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거대한 플랫폼이지만 이 정도의 수익 배분이라면 게임사가 이익을 얻기는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당초 예상됐던 대대적인 마케팅이나 홍보 없이 조용히 오픈된 위챗 게임센터는 아직은 ‘베타 서비스’ 성격이 강해 당장은 큰 매출을 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오픈과 동시에 텐센트는 자체제작한 애니팡과 비슷한 ‘매일매일 팡팡’이라는 퍼즐 게임과 피처폰에서도 즐길 수 있는 HTML5 제작된 간단한 슈팅게임을 선보였지만 아직은 시장 테스트 단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텐센트 위챗에서 아직 ‘한국식 카카오톡 순위 경쟁 요소’나 일본식 ‘카드배틀 랜덤 카드뽑기’ 등 뚜렷한 수익모델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등 해외의 게임사가 아직까지는 섣불리 뛰어들기에는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페이스북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 역시 전세계적으로 8억명에 이르는 잠재적인 소비자로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국내에서는 큰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정작 미국 현지에서는 ‘아직은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미국에서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는 “보통 이런 뉴스가 돌면 게임 쪽 커뮤니티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데 이번 페이스북 건은 아직까지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며 “인디게임제작사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 이상의 게임사들은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 페이스북 측에서 공식적으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페이스북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은 모바일 앱에서 게임 ‘광고’를 집중적으로 노출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톡이나 위챗처럼 모바일 메신저 안에 별도의 퍼블리싱하는 게임사들만의 게임을 노출해주는 '서비스'는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안내 페이지(출처=페이스북 개발자 페이지)
이 대가로 페이스북은 한국의 카카오톡과 유사한 20%대의 수수료를 게임사들에게 받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위챗보다는 낮은 수수료율이지만 앱스토어 수수료 30%를 별도로 제하고 나면 역시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최근 국내 증권가에서도 카카오톡 수수료 때문에 모바일 게임사들의 수익성이 생각보다 낮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페이스북이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가져간다면 마찬가지로 게임사들이 큰 수익을 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텐센트 위챗 게임에 대항하기 위해 ‘360’이나 '샨다' 등이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페이스북도 모바일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게임’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도 명확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이라며 “알려진 수수료 부분은 확실히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제작사 입장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