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영국 중앙은행(BOE)의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마크 카니 BOE 총재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마크 카니 BOE 총재 <사진제공=유튜브>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BOE의 새로운 통화정책이 영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이날 마크 카니 신임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는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발표하고 실업률이 7%로 내려갈 때까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현행 0.5%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BOE의 통화정책 방향에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앤드류 굿윈 인스트영 클럽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마크 카니가 이제야 정식으로 활동을 개시했다"며 "그는 영국 경제개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카니를 "뛰어난 은행가"라고 추켜세웠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부분의 경제학자가 BOE의 통화정책 방향에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임하는 카니의 태도 또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을 시간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모습이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니는 기자회견 45분 동안 부동산 대출을 비롯한 주택시장 현황과 유로존 정책 등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BOE 전임 총재인 머빈 킹이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항상 통화정책의 큰 그림을 언급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된다.
◇BOE, 미국 따라하기?..불확실한 발언 비판
반면, 카니의 메시지에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과 함께 미국의 통화정책을 어설프게 따라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캐슬린 브룩스 포렉스닷컴 리서치 디렉터는 "카니가 은행가인지 법률가인지 모르겠다"며 "그의 말에는 너무 많은 예외조항과 변수가 있어 BOE의 권한을 포기하겠다는 말처럼 들렸다"고 지적했다.
브룩스의 지적처럼 카니는 물가가 기대치를 웃돌면 실업률 7%를 달성하지 못하더라고 통화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업률과 기준금리를 연동시키면서 얻어지는 경제적 실익이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앨런 하긴스 코츠앤코 최고투자책임자는 "7%라는 실업률 목표치는 어디에서 나왔는가"라며 "미국을 따라 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세바스티앙 소시에떼제네랄 외환 투자전략가는 "BOE의 통화정책 가이던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것도 매우 흡사하다"며 "미 연준 2.0 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카니 총재의 발언 이후 영국 증시가 1.41% 하락 마감한 가운데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