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LG전자 G2, '예쁘고 성격 좋은 팔방미인'

입력 : 2013-08-08 오후 2:24:35
◇LG전자가 7일 공개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G2'(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LG전자(066570)가 지난 7일 공개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G2'. 우선 첫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은 다소 밋밋해도 '시크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옵티머스G'보다 더욱 날렵해지고 매끈해졌다. 현장에서 LG전자 관계자들이 거듭 강조했던 '착 달라붙는 그립감'도 허언은 아니었다.
 
2.65mm로 대폭 줄인 베젤 두께 덕분에 화면을 5.2인치로 키우면서도 가로 길이는 손에 쥐기에 가장 이상적인 2.7인치대(70mm 내외)로 줄였다. 큰 화면을 선호하면서도 안정적인 그립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요구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다는 얘기다.
 
다만 후면 버튼은 사용자의 호불호를 갈리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오래 관찰한 이후 일종의 대안을 제시한 셈이지만 사용자들의 '일반적 습관'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다수의 히트 제품들이 대체로 엇비슷한 패턴의 버튼 디자인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LG전자의 실험이 무의미하다고 볼 순 없다. 팬택이 베가 넘버6 제품에서 후면 터치를 시도한 바 있지만 LG G2와는 성격이 다른 실험이었다. 넘버6의 경우 후면 터치로 화면 스크롤과 일부 앱 실행 등을 가능하게 설계한 반면 LG G2는 후면 터치의 역할을 전원과 볼륨 기능으로 축소시켰다. 애당초 사용자 편의를 목적으로 버튼을 재배치한 것이지, 후면 버튼으로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LG전자가 7일 공개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G2'의 제품 후면 이미지.(사진=뉴스토마토)
 
LG 스마트폰의 최대 강점이었던 디스플레이는 '옵티머스G 프로'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했다. 풀HD IPS 디스플레이가 이번에도 적용됐는데, 화면 사이즈가 좀 더 휴대성에 방점을 찍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G프로보다 화면이 월등히 작아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베젤을 극단적으로 줄인 만큼 화면이 꽉 차 보이는 효과 때문이다.
 
한 시간 남짓한 사용 이후 작성하는 글이기 때문에 UX(사용자경험) 기능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관련 기능들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개연성은 높다. 우선 언락 방식에서 LG전자 특유의 터치패널 기술이 빛을 발했다. 손톱으로 화면을 톡톡 두들기면 언락되는 '노크온'은 상당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기다려왔던 기능임은 틀림없다. 인식률, 반응속도도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활성화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실생활에서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기능에서도 확실한 성과를 내놓았다. 게스트모드는 잠금 해제 패턴을 두 가지로 설정해 다른 사람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줄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물론 전혀 새로운 시도는 아니지만 스마트폰 상에서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사용자 환경을 나눌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으로 보인다. 사진, 문서, 게임, 동영상 등 스마트폰이 내장하는 콘텐츠의 종류가 갈수록 다양해졌기 때문에 사용자별 환경 구성은 이제 스마트폰 업계의 당연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LG G2에서 가장 '신기한 기능'을 꼽으라면 두 말할 것 없이 바로 '오디오줌'이다. 동영상에서 특정 피사체의 소리만 키울 수 있는 기능으로 작동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G2는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두 개의 마이크를 탑재했기 때문에 소리를 양 방향에서 받아들이는데 줌업 되는 피사체 위치를 포착해 볼륨을 조절하는 것이다. 학예회나 장기자랑 등 행사에서 자기 자녀 목소리만 크게 듣고 싶을 때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식률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라 실험적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LG전자가 7일 공개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G2'(사진=뉴스토마토)
 
총평하자면 LG G2는 '3등의 설움'에 신음하던 LG전자 MC사업부에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좋은 스마트폰이다.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에 성공하면서도 LG전자 특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다만 현장의 한 LG전자 관계자의 말처럼 "이제 소비자들은 어떤 스마트폰을 봐도 놀라지 않는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잘 만들었지만 '혁신'이라는 말을 입에 담기에는 기준이 너무 높아졌다는 얘기다.
 
또 LG G2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4를 연상케 한다.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닮은 폰'이라는 광고 문구도 삼성전자가 지난 해 갤럭시S3부터 내걸었던 '휴머니즘' 마케팅과 매우 유사하다. 또 언팩 장소를 미국 뉴욕으로 설정한 점과 LTE-A를 지원한다는 점, 주요 기능으로 전면에 내세운 '퀵 윈도우' 기능이 약간의 기능 개선을 빼면 사실상 갤럭시S4의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였던 'S뷰 커버'와 동일하다는 점 등이 그렇다.
 
물론 G2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 비결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삼성과 애플이 만든 ‘게임의 법칙’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부적 목소리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마창진 LG전자 MC사업부 상무는 “(삼성이든 LG든) 누가 먼저 얘기했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또하나 주목한 점은 이제는 게임의 법칙이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삼성과 애플이 갤럭시S4, 아이폰5 등 회심의 역작을 내놓고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가치가 ‘기능의 차별화’ 보다는 상향평준화된 제품들을 어떻게 마케팅하고 유통시키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소비자 입장에서 G2의 완성도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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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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