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 호전되는 경제지표..경착륙은 없다?

입력 : 2013-08-09 오후 6:16:47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가 점차 누그러들고 있다.
 
전일 공개된 지난달의 수출입 지표에 이어 산업생산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전했다. 물가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 격인 생산자 물가가 장기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점과 중국 국내 수요가 함께 개선되지 못한 점은 중국 경제의 앞날을 낙관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를 낳기도 했다.
 
◇산업생산 9.7%↑..3개월만의 반등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의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9.7%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전 전망치인 9.0%와 전달의 8.9% 증가를 모두 상회한 수치다.
 
지난달의 산업생산 결과는 지난 4월 이후 두 달간 이어진 둔화세를 끊고 반등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올 들어 산업생산이 전반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지난 7월 기대 이상의 성장을 하며 경기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다리우즈 코왈츠크 크레딧아그리꼴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지표들은 중국 경제가 저점을 찍고 회복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며 "정부의 부양 의지와 재고 감소 노력이 효과를 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1~7월의 도시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20.1% 증가했다. 19.9% 늘어날 것이란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초 그림자 금융에 대한 감독 강화로 부동산 개발이나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이다.
 
루팅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이날의 지표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취한 선제적인 정책들이 자신감 회복에 뚜렷한 효과를 냈음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이른바 '미니 부양책'을 통해 소형·영세 기업과 수출형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19개 산업 1400개 이상의 기업에 대해 과잉 생산을 줄이도록 요청했다.
 
다만 이 기간 소매판매는 13.2% 증가한 데 그치며 전달의 13.3%와 예상치 13.5%를 하회했다.
 
◇중국 주요 경제지표 추이(자료=중국 국가통계국, 뉴스토마토)
 
◇CPI는 '안정'..PPI는 17개월 연속 하락에 '디플레 경계'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발표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2.7% 상승했다. 전달의 2.7%와 같은 수준으로 사전 전망치인 2.8% 상승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식품 물가가 5% 상승하며 전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상 고온으로 인한 무더위와 가뭄으로 채소(11.8%), 과일(7.3%), 돼지고기(5.9%)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코왈츠크 역시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은 정부가 큰 우려없이 경기 부양책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올해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3.5%로 제시했다. 지난 한해 동안의 물가상승률은 2.6% 였다.
 
반면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로도 활용되는 생산자 물가는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대비 2.3% 하락했다. 사전 전망치 2.2% 하락보다는 다소 부진한 결과지만 전달의 2.7% 하락에서는 개선됐다.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2년 이후 가장 긴 흐름이다.
 
세부적으로는 채굴업 가격이 6.0%, 원자재 산업 가격이 3.2%, 가공산업 가격이 2.6% 떨어졌다.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의 물가 수준은 미니 부양책을 운용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줬으며 유동성 긴축의 리스크 역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투자 수요를 개선하고 재고 비축을 확대하는 것은 생산자물가 하락세 전환을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저점 확신은 '글쎄'..통화 완화책 나올까?
 
이날의 지표가 미니 부양책 등 정부의 성장 지원 의지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란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향후 전망을 완전히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도 동시에 낳고 있다.
 
PPI가 장기간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낮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앤드류 콜쿤 피치 아태지역 담당자는 "PPI의 하락은 과거 과잉 투자에 대한 결과"라며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와 소비의 증가 속도가 생산 증가 속도에 못 미치는 점은 국내 수요가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을 통해 경제에 지속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인 물가 움직임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 추이를 기반으로 추가 완화 가능성을 점쳤다.
 
2분기 GDP디플레이터는 0.5%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2년 전만해도 7%를 웃돌았던 것에서 대폭 하락한 것이다.
 
빈센트 챈 크레딧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의 GDP 디플레이터는 줄곧 인플레이션 증가율을 2%포인트 이상 상회했다"며 "이는 중앙은행이 매우 완화된 통화정책을 사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GDP 디플레이터는 인플레이션보다 2%포인트 낮은 상황"이라며 "통화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리우리강 ANZ뱅크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인민은행은 관망세를 보이며 통화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높이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이미 장기간 지연됐다고 봐야한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주 인민은행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향후 전망을 과도하게 낙관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살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은 정책 기조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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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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