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구자원 LIG그룹 회장(78)은 그룹이 수천억원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한 의혹을 받는 데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구 회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용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그룹의 최종 의사 결정권은 나에게 있었다.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각오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모른다'고 진술한 것은 당황해서 구체적인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일가의 재산을 보호하려고 사기를 기획했다는 주장은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상환능력이 없음에도 2200억여원의 사기성 CP를 발행한 혐의(특경가법상 사기) 등으로 LIG그룹 최대주주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3)을 구속기소하고, 구 회장과 동생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41)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 회장 등은 LIG그룹이 2006년 중견건설업체 건영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했다.
대출약정에는 LIG건설의 주식가치가 계약 당시의 75% 아래로 하락하거나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면 구 회장 등이 담보로 맡긴 주식을 금융기관이 가져오는 내용이 담겼다.
구 회장 등은 2010년 LIG건설이 부도에 직면해 주식을 잃게 되자 1500억원대의 회계분식을 통해 적격 등급을 받아 2200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해 1000여명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구 회장 등의 심리를 종결한 뒤 다음달 추석을 전후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