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9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 판정하고, 해당 삼성전자 제품의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금지했다.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이변은 없었다.
ITC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한 결정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애플이 삼성전자 침해를 제기한 특허 가운데 2건에 대한 주장을 받아들였다. 특허번호 949, 501으로, 멀티 터치스크린 및 헤드폰 잭 보호 장치 등이다.
ITC는 그러면서 관세법 337조 위반에 따른 이번 수입 및 판매금지 결정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무역대표부(USTR)에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규정상 오바마 대통령은 준사법 독립기구인 ITC의 권고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ITC 권고안을 받아들일 경우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된 삼성전자 해당제품의 미국 수입과 판매는 전면 금지된다. 다만 해당제품이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탭 등 구형들로 한정돼 있어 삼성전자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3일 오바마 대통령은 애플에 대한 수입 금지를 권고한 ITC 판정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하며 보호무역주의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프랜드 원칙을 근거로 표준특허 남용에 대한 우려를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이번은 상용특허 등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ITC 권고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미국 내 관측.
전문가들은 이번 ITC 결정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다. ITC는 앞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상용특허와 디자인특허 등을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ITC는 삼성전자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지난 5월 재심사 결정을 내렸으나, 예비판정이 최종판정에서 뒤바뀐 전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ITC 최종판정 직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당사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잇단 보호무역주의 벽에 부딪히면서 애플과의 특허전이 공정하게 전개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