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지시 의혹을 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이 오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공판준비기일에서 오는 26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주 1회의 집중 심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 혐의와 알선수재 혐의로 각각 기소된 원 전 원장의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따로 심리할 방침이다.
이 사건 쟁점은 크게 4가지로 심리전단 활동이 선거 운동에 해당하는지, 원 전 원장이 활동을 지시했는지, 지시를 했더라도 활동과 지시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는지, 원 전 원장이 이를 고의로 인식하고 지시했는지 여부이다.
재판부는 이를 위해 다음달 2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을 첫 증인으로 소환한 뒤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9월9일), 최형탁 전 국정권 직원(9월16일) 등 국정원 전직 직원 8명을 5주에 걸쳐 법정에 세울 예정이다.
재판부는 "정치색을 지우고 사법 절차에 따라 사건을 진행할 것"이라며 "객관적인 사실 관계와 법리를 두고 다퉈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원 전 원장은 알선수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원 전 원장의 변호인 측은 "20돈 순금 십장생과 크리스탈 등을 받았으나 대가성이 없는 생일선물이며, 피고인의 부인이 받았기 때문에 피고인은 이를 알지도 못했다"며 "미화와 현금은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알선수재 혐의 공소는 사상누각이며 불완전 상태의 기소"라며 "보석신청과 관련해 참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 오후 5시 원 전 원장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한차례 더 갖고, 보석심문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형사사건 피고인은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할 의무가 없어 원 전 원장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원 전 원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방하도록 지시한 혐의와 건설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