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에 '전력·소주'는 웃고, '치맥'은 울상

입력 : 2013-08-13 오전 7:15:00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영화 '설국열차'는 이상기온 현상에서 인간들의 생존 경쟁을 묘사했다. 개봉 2주 만에 관람객 600만명을 넘어선 '뜨거운 영화'다. 올해 장마가 끝났다던 기상청의 발표를 비웃듯 아열대성 강우인 '스콜'과 유사한 폭우가 난데없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다. 주식시장에서도 이 같은 이상기온에 따라 관련 종목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전력(015760)은 12일 종가 기준 지난달 1일부터 12.14% 올랐다. 전력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전기요금 인상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절전 기술로 알려진 스마트그리드나 각종 대체에너지 관련주도 올여름 상승세다. 같은 기간 효성(004800)은 25.88%, LS산전(010120)도 12.92% 올랐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경우 주가 상승이 대체 에너지 수요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 회사 주력인 섬유(스판덱스) 부문 호조가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전력과 관련된 누리텔레콤(040160)(24.79%), 삼화전기(009470)(29.52%), 옴니시스템(057540)(11.18%), 피에스텍(002230)(17.78%), 포스코(005490)ICT(19.11%) 등이 오름세다.
 
이와 달리 제습기 업체 위닉스(044340)는 23.40% 급락했다. 선풍기 제조업체 신일산업(002700)도 12.78% 빠졌다.
 
기상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데다 시장 환경이 선풍기에서 에어컨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먹거리 분야도 이상기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하림(136480), 동우(088910), 마니커(027740) 등 닭고기·삼계탕 관련주는 같은 기간 내림세를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초복이었던 지난달 13일과 중복인 23일은 다른 날보다 서늘한 편이었다.
 
지난달 1일부터 말복까지 하림(6.17%)과 동우(4.16%), 마니커(5.58%) 모두 떨어졌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림의 경우 성수기인데도 날씨가 계속 안 좋아 단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든 탓에 주가가 빠진 것"이라며 "향후 폭염이 이어지고 닭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류 업체의 경우 주로 더울 때 마시는 맥주와 막걸리를 파는 업체의 주가는 내려가고, 소주 업체는 올랐다.
 
하이트진로(000080)는 17.88% 하락했고 막걸리를 파는 국순당(043650)도 14.24% 떨어졌지만, 소주를 파는 롯데칠성(005300)(1.42%)과 무학(033920)(7.82%)은 올랐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날씨 탓에 음식료 산업 전반의 수요가 줄어들었고 맥주 산업도 부진한 것"이라며 "하이트진로의 배당수익률은 5% 정도로 보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긴 장마에 이어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빙과류를 파는 롯데푸드(002270)도 1.57% 떨어졌고, 빙그레(005180)도 8.63% 하락했다.
 
이상기온에 따라 실외와 실내 종목의 온도도 엇갈린다.
 
실내 종목으로 볼 수 있는  CJ E&M(130960)은 설국열차 흥행 등에 힘입어 9.94% 상승했고, 콘돔제조업체 유니더스(044480)는 11.59% 올랐다.
 
반면 야외 의류 상품 '노스페이스'를 생산하는 영원무역의 모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는 올여름 9.3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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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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