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코스피가 나흘째 1880선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무려 7거래일 만의 1880선에서의 견고한 지지세지만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거래대금 부진과 5거래일 연속 외국인 매도세로 인한 수급적 한계 등은 그 배경이 됐다. 여기에 이번 주 줄줄이 예정된 이벤트는 당분간 방향성 탐색 과정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연방은행 총재들의 연설 일정과 미국, 유럽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이 예정돼 있어서다.
13일 증권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추세에 힘을 실어줄 다수의 기술적 지표에서 긍정적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지지력 확보 과정에서
삼성전자(005930)의 연속적인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중요 분기점이자 지지선이라는 평가다.
◇20-60일선 골든 크로스의 시사점-우리證
코스피 20일-60일선 Golden Cross를 전후로 나타난 큰 변화 중 하나는 투자심리 안정에 따른 수급개선세다. 최근에도 글로벌 경제지표 호전에 힘입어 심리적 안정감이 더해지고 있음은 물론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록 외국인의 순매도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기관도 경기민감주에 대한 매수세를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주 후반부터는 연기금을 중심으로 전기전자 업종에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KOSPI의 부진에도 꾸준히 비중을 확대해 온 업종들에 대해서는 수급적인 주도권을 강화해 가고 있음을 의미하기는 것이기도 하다. 즉, 외국인 또는 기관이 수급적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업종 및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시도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고, 향후 거래대금 개선세와 함께 수급적 부담이 완화될 경우 보다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KOSPI의 하방경직성 강화와 함께 향후 추세적인 변화에도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결국 미국 연준 총재들의 연설과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등 대내외 이벤트로 인해 등락과정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이번 20일-60일선 Golden Cross를 전후로 주식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중국 실질 수요 회복 가능성-대신證
지난 7월 중순 대출금리 시장화 발표 및 리커창 총리의 ‘안정적 성장’기조 발언이후 중국에 대한 시장의 시각 변화가 점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와 같은 실질 수요 회복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동산 정책 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8월 초부터 부동산 기업이 3년 만에 증자 계획을 신청했는데, 12일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통과하지 않았으나 암묵적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뉴스가 나온 것이다. 만약 중국 정부가 증자 방안을 용인한다면 부동산 기업은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건설 투자 확대에 따른 주택 공급 물량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기업 융자 루트를 확대한다면 상반기 눌려있던 건설 투자 수요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비록 증자 비준을 받아 실제로 자금조달을 하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4분기 경기 회복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부동산 개발투자는 중국 고정자산투자에서 약 30%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신도시계획 등 중국 정부의 중요 정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민간기업이 대부분으로 중국 제조업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이번 증자 비준 확대 방안은 민간기업들의 경기 회복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으며, 이는 이르면 중소형기업 경기의 선행지수인 HSBC PMI지수 반등폭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오는 22일 발표 예정인 8월 HSBC PMI지수(7월 47.7%) 잠정치가 전월대비 1%p 이상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준의 QE 축소가 국제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점검-신한證
금융위기 이후 선진자금이 신흥국에 포트폴리오투자 형태로 상당 규모 들어갔다. 연준의 QE 축소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 중 일부는 선진국으로 환류할 가능성이 높다. 선진자금이 신흥국에서 일시에 대거 이탈할 경우에는 달러 유동성 부족과 함께 외환위기 우려로 확산될 수 있는데, 경제규모에 비해 대외부채가 많고 대외부채 중 단기외채 비중이 높으며 외환보유액이 충분치 않은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국가는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국가로는 앞서 언급한 인도네시아, 브라질, 인도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터키, 베트남 그리고 동유럽 상당수의 국가들이다. 브라질과 인도 등 규모가 큰 국가에서 달러 유동성 부족 사태가 빚어진다면 국제금융시장에 체계적 위험 요인 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 앞서 언급한 국가들과는 차이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에도 포트폴리오 투자 자금이 상당 규모 유입됐다. 2009년 497억달러, 2010년 424억달러, 2011~2012년에도 100억달러가 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여타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포트폴리오 투자 자금이 140억달러 넘게 이탈했다. 그러나 한국은 경상수지가 기조적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달러 유동성 부족에 따른 외환위기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반기에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98억달러에 달했다. 금융위기 이후 경상수지는 매년 평균적으로 300억달러 이상의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포트폴리오투자 외에 기타투자 등 금융계정을 통해 달러 자금이 유출되더라도 경상수지 흑자로 충분히 상쇄 가능하다. 누적된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가용 외환보유액은 33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어 적정 외환보유액을 상회한다. 따라서 원화는 여타신흥국 통화와는 차별화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QE 규모 축소 우려로 인한 선진자금의 신흥시장 이탈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포트폴리오투자 자금 유출을 상쇄 가능하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계절적인 요인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연말에는 1100원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순환적이거나 혹은 구조적이거나-한국證
중국 은행감독국(CBRC: China Banking Regulatory Commission)은 은행들이 부실자산을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고안하고 있다고 한다.은행들이 보다 다양한 투자자, 이를 테면 대형 기업이나 비은행권 금융기업에게 부실자산을 매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다. 지금은 은행들이 비공식적으로 투자자를 구하거나, 아니면 부실대출을 계속 안고 가는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중국의 부실대출 나아가서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구조조정 프로세스가 하나씩 시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스템이 갖추어지기 전까지 당분간은 중국 기업과 은행의 비정상적 행위들이 용인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때 중국의 원자재 수입도 늘어나고 산업생산도 개선되는 등, 특히 생산과 관련한 지표들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개선 효과는 실제 경기의 회복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일시적인 시간 벌기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누가보더라도 비정상적인, 일종의 폰지스킴을 연상시키는 행위들이 영원히 지속되기는 어렵다. George Magnus가 언급한 ‘순환적’인 것과 ‘구조적’인 조정의 차이가 무엇인지 깊이 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