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수급 간 거래량도 다소 둔화되면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도 강력한 모멘텀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1110원대를 중심으로 상하단이 막힌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1110원대 중후반 무거운 흐름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 중후반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결제수요 및 당국 개입 경계감으로 하방 지지력을 보인 가운데 1110원대 박스권 장세가 이어졌다.
주 초중반 원·달러 환율은 수급 상 결제수요(달러 매수) 물량이 우위를 점하며 레벨을 소폭 높였다. 이후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1120원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다만 큰 모멘텀이 부재한데다 광복절 휴일을 앞두고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가 둔화되면서 상승폭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주 후반 들어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 속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및 외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4 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해 1110원선 초반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자료제공=대신증권)
◇무거운 박스권 장세 지속될 듯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별다른 재료가 부재한 탓에 1110원대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인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월말 장세로 인한 공급 압력이 강화될 경우 추가로 레벨을 낮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음 주 예상환율 범위는 1105원~1125원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달러화 혼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서울 환시도 힘이 빠진 모습”이라며 “상단에서는 매물 압력, 하단에서는 결제수요 등으로 인해 등락이 제한되면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이슈에 대한 피로감 속 공급 압력과 유로존 및 중국 경제지표 개선이 하락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다만 1110원선 부근에서의 개입 경계감 및 결제수요 물량으로 인한 하방 지지력은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장세가 예상되지만 국내 시장으로 외인 자본의 유입이 지속됨에 따라 1110원선을 하향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고 채권 시장에서도 두드러지진 않지만 소폭 순매수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하락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그간 1110원선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으나 1110원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 발표될 대외 경제지표는 한산한 편이다. 일본 무역수지(19일), 미 기존주택판매, FOMC 회의록(21일), 중국 HSBC 제조업 관리자 지수, 유로존 PMI 제조업 지수, 미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22일) 등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연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7월 FOMC회의 의사록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