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연합(EU)이 이집트 정부에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경제 제재 등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헤르만 판 롬파워 EU 상임의장은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집트와의 관계를 즉각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르시 이집트 전 대통령 지지세력과 과도정부의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하자 이집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EU 내부에서는 필요하면 경제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이집트에 어떠한 형태의 원조도 제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하일 슈핀델레거 오스트리아 외무장관도 "이집트가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매듭지을 때까지 50억유로(7조4000억원) 지원은 연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에 50억유로의 지원금을 제공할 계획을 지닌 EU가 경제 제재를 시사하면, 이집트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을 중단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EU는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이집트에 10억유로(1조4800억원)를 제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구조개혁 지연 등의 이유로 2012년 이후 이집트에 대한 원조가 잠정 연기된 상태라 EU의 경고가 이집트에 큰 위협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나빌 나흐미 이집트 외무장관은 EU의 경고를 일축했다.
가디언은 이집트 정부가 국제 사회의 요구에 반항하고 의심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집트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자칫 EU에 경제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화 수혈로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한 이집트 시민사회가 경제 제재로 무너지면서 수요가 줄어들면 EU의 수출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오는 19일(현지시간) EU 외교관들은 이집트 제재 방안과 2주 후에 있을 유럽재무장관 회의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