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안 두고 여야 이사 간 갈등 증폭

여론수렴 절차도 '따로따로'..시민단체 반발도 여전

입력 : 2013-08-19 오후 5:19:09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KBS 수신료 인상안을 둘러싸고 이사회 내부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KBS는 지난달 3일 이사회에 상정된 '텔레비전 방송수신료 조정(안)'에 대한 공식적 여론 수렴절차에 착수하고 공청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4명의 야당 추천 이사들은 KBS 이사회가 추진하는 수신료 인상 논의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독자적으로 지난 13일 서울을 시작으로 8월 한달 간 부산, 광주 등 전국 주요지역에서 시민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야당 추천 이사들과 여당 추천 이사들이 사실상 독자 노선을 천명하면서 이사회 차원의 수신료 인상안 논의는 이미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조아름기자)
 
19일 KBS 이사회에 따르면 KBS는 오는 20일과 22일 서울과 대전에서 각각 'TV수신료 현실화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 공청회는 20일 오후 3시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열리며 한균태 경희대 교수의 사회와 정윤식 강원대 교수의 발제로 진행된다.
 
윤석민 서울대 교수와 이수범 인천대 교수, 한동섭 한양대 교수, 이성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이헌 변호사(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전 공청회는 22일 오후 3시 KBS대전방송총국 TV공개홀에서 개최되며 정걸진 경북대 교수가 사회를, 주정민 전남대 교수가 발제를 각각 맡는다. 토론자는 김찬석 청주대 교수, 이완수 동서대 교수, 최용준 전북대 교수, 최우정 계명대 교수, 김형태 변호사(대전공동모금회회장), 이숙자 녹색평화나눔이센터장 등이다.
 
각 공청회에서는 발제와 토론에 앞서 윤준호 KBS수신료현실화추진단장이 KBS경영진에서 제출한 수신료 조정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다. KBS이사회는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수신료 조정안 심의에 활용할 계획이다.
 
반면 야당 추천 이사들은 KBS 경영진의 독자적인 수신료 인상안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수신료 인상에 앞서 보도의 공정성과 자율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대책으로 '8개 국장 직선제'를 제안했다. 국장 직선제는 사장이 인선하는 8개국 국장을 구성원들이 직접 선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규환 야당 추천 이사는 "최소한의 공정성 보호 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하겠나"라며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과 명분이 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야당 추천 이사들이 토론회를 별도로 진행한 뒤 의견을 모아 이사회 논의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KBS 수신료 논의는 '투트랙'으로 진행될 상황에 놓였다.
 
한 여당 추천 이사는 "공청회 참여를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설득이 실패한다면 더 이상 방법이 없다"며 "(수신료 인상안) 논의는 계속해 나가야지 않겠냐"고 말했다.
 
KBS 이사회가 추진했던 '수신료 현실화 추진을 위한 시민단체 의견 청취' 간담회 역시 좌초 위기에 바졌다.  
 
간담회 참여를 요청받은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미디어공공성과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소비자단체협의회 중 민언련과 참여연대가 "연출이며 책략"이라고 비판하며 불참 의사를 나타내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언련은 "KBS 경영진과 여당추천 이사들은 지금도 야당추천 이사들의 목소리에 귀막고 일방통행을 고집하고 있다"며 "간담회는 물론 수신료 인상 논의 자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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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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