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지난달 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한 가운데 수신료 인상안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주언·이규환·조준상·최영묵 등 KBS 야당 추천 이사들 주최로 13일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열린 '수신료 인상의 전제와 원칙에 관한 시민 토론회'에서 박수철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7월 KBS 이사회가 상정한 수신료 인상안은 국민 의견을 반영할 수 없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KBS 소수이사들이 여당 추천위원이 주축이 돼 진행하는 수신료 인상안 관련 공청회를 보이콧 하고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지역 순회 토론회의 첫 순서로 열렸다.
박 연구위원은 KBS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신료 인상안 논의는 국민의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KBS의 인상안은 인상액 산출의 근거가 없다"며 "투명하게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일본의 NHK는 지난해 10월 수신료를 8.9% 인하하면서 '수신료제도전문조사회'를 설치해 국민이 공영방송에 무엇을 요구하는 파악하고 논의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며 "국내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위원회모델을 구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수신료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 연구위원은 "모바일을 이용해 TV를 보는 추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신료 지불에 대한 개념도 정리돼야 한다"며 "TV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에게는 수신료 인상이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수신료 인상에 앞서 KBS의 공정성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홍성일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은 "KBS의 보도는 공론장의 기능을 상실했다"며 "최근 국정원 촛불시위를 비롯해 4대강 논란 당시에도 KBS는 여론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신료 인상보다 KBS의 체질 개선이 우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 여당 추천 이사들은 오는 20일과 22일 서울과 대전에서 TV 수신료 인상에 관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이 공청회에는 참여하지 않고 8월 한달 간 전국 주요지역에서 시민 토론회를 별도로 진행한다.
김주언 KBS 이사는 "토론회를 통해 국민 의견을 모아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