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기준금리 인하·투자활성화 등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돈을 풀었지만, 시중에는 여전히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경기 회복 지연 속, 가계는 소비할 여력이 없고 기업 등은 돈을 쓰기 보다 돈을 묶어두기 때문.
20일 삼성경제연구소의 '2013년 3분기 소비자태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소비심리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3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48.1을 기록해 전 분기(47.3)보다 0.8포인트 상승했지만, 지난 2011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기준치(50)를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득계층별로 봐도 모든 소득계층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전 분기보다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 소득계층의 소비자태도지수가 기준치(50)를 밑돌고 있어 전반적인 소비심리 부진은 모든 소득계층에서 지속됐다.
이는 가계의 소비심리가 여전히 꽁꽁 얼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회복 지연으로 소비심리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역시 돈을 쓰기 보다 묶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올 2분기 예금은행의 예금회전율은 3.7회에 그쳤다. 2007년 2분기(3.7회) 이후 6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수치다.
예금회전율은 기업이나 개인이 투자 및 소비 등을 위해 예금을 인출한 횟수로, 돈의 유통속도를 나타낸다.
예금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예금자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돈을 은행에 묻어두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은행의 예금회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 줄곧 4회를 웃돌다가 지난해 2분기 3.9회로 떨어졌다. 이어 작년 4분기 4.0회로 일시적으로 높아졌으나 올해 1분기 3.8회, 2분기 3.7회로 연이어 낮아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기준금리 인하, 투자활성화 대책 등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시중에 돈을 풀고 있지만, 실제로는 돈이 돌고 있지 않는 것.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은 미래의 경기전망이 불확실하면서 투자를 꺼리고 있고, 가계는 부채 감축 정책 등의 영향으로 차입을 줄이는 등 자금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회전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비심리 부진 지속으로 민간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물가불안 완화, 고용상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향후 소비부진이 더 심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