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질문의 문장이 끝날 때마다 '네', '네'라고 하며, 성심을 다해 경청했다. 그리고 웃음기 띤 얼굴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미소와 애교섞인 행동이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태생적으로 애교가 넘치고 솔직한 스타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배우 김소연에 대한 첫인상이다. 행동 하나하나에 의도적이지 않은 귀여움을 가진 김소연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보이고 있는 '투윅스' 박재경 연기에 감탄할 것이다. 전혀 다른 사람의 모습을 비추고 있으니 말이다.
김소연이 '투윅스'에서 맡은 박재경 검사는 8년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문일석(조민기 분)에 대한 복수심으로 검사가 된 인물이다. 문일석을 잡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오미숙(임세미 분)을 잠입시키기도 했다.
검사도 의사도 사랑을 하게 만드는 국내 드라마 특성과 어긋나게 그저 문일석에 대한 복수심만 가득해, 귀여운 표정이나 미소보다는 진지하고 심각한 모습이 극에서 주를 이룬다.
'투윅스'에서 박재경은 문일석으로부터 살인 누명을 쓴 장태산(이준기 분)을 집요하게 쫓는다. 원수인 문일석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김소연이 만들어낸 명장면은 다양하다.
임승우(류수영 분) 형사가 장태산을 놓치자 핏대를 세우는 장면, 싸늘하고 매서운 표정으로 임 형사를 쏘아보는 장면, 오미숙의 죽음을 알고 차안에서 오열하며 운전하는 장면, 난자당한 오미숙의 시체를 보면서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 등 김소연은 격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서인혜(박하선 분)이 '투윅스'의 갈등의 시작을 알리는 인물이라면, 박재경은 장태산과 함께 갈등을 끌고가는 인물이다. 무겁고 강한 느낌으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평소 애교가 정말 많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박재경 검사를 연기하고 있는 게 신기하다. 실제와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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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은 연기에 대한 열정도 뜨겁다. 애초 소현경 작가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을 때 박재경 검사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긴 머리를 싹둑 잘라냈다. 이유는 "박재경 검사에게 단발 머리가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KBS2 '아이리스' 김선화 캐릭터와 겹치지 않기 위해서 검토한 단발머리만 100여개에 달했다.
박재경 집 세트장 촬영 첫 날에도 박 검사와 어울리지 않는 소품들과 인테리어가 눈에 보이자, 많이 치워내고 새롭게 배치했다.
1987년 KBS1 '이화'로 데뷔해 수십편에 달하는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다. 진지하고 엄숙한 캐릭터부터 MBC '이브의 모든 것'에서의 시기심과 질투심만 가진 못된 악역, '순풍산부인과'나 '검사 프린세스'의 좌충우돌 코믹 연기, 영화 '가비'에서는 몰래 고종을 돕는 바리스타까지 그가 연기를 통해 보여준 매력은 다양하다.
데뷔를 일찍한 탓인지 나이가 많을 것 같지만, 이제 겨우 만 32세다. '팔색조'같은 김소연의 필모그래피가 앞으로도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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