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글로벌 경제 환경이 악재와 호재를 넘나들고 있지만 우리 증시는 유독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며 약세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선진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기록하는 동안 우리 증시는 선진국과 비동조화(디커플링)을 나타내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반기 들어 우리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불거지며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자 또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다만 이번 신흥국 금융위기론에 대해서는 다소 비켜가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상승 기조를 잡은 것도 아닌 상황이다.
일단 펀더멘탈 측면에서 보면 우리 경제는 선진국의 회복세 만큼이나 양호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경상수지가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고, 외환보유고도 넉넉한 편이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여전히 신흥국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번 인도 등의 위기에 제한적이긴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특히 외국인 수급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흥국 금융위기론이 불거지자 외국인 수급에 촉각을 세우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반적으로 해외자금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 대한 호감도가 급격히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내 자금이 시장을 방어하거나 끌어 올려줘야 되는데 전적으로 외국계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 팀장은 "국내 증시와 해외증시가 디커플링을 보이면서 기초체력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흥국 내에서 우리 증시 기초체력은 월등히 좋다"고 말했다.
신흥국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과 충분히 차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신흥국 내에서는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여타 신흥국 증시보다는 우리 증시가 잘 버텼다고 본다"며 "펀더멘탈이 유지되면서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 대외 악재에 덜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7월부터는 좁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며 다른 신흥국 대비 변동성이 작은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신흥국 시장 내에서는 기초체력이 월등히 낫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경기 모멘텀을 고려할 때 선진국과의 갭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