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학원에서 시간 강사를 하며 고시원에서 살았던 김성수씨(가명).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학원 강사료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고시원 청소로 고시원비를 절감해야 했다. 부인과 아이들은 갈 곳이 없어 친척집 지하에 방한칸을 얻어 살았다. 세살박이 아이는 천식을 앓게 됐고 부인은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결국 이혼 위기로까지 상황이 악화되던 시기에 김 씨는 지인을 통해 가족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실낱같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김 씨가 다니던 교회에서 주거취약계층의 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한다는 것이었다.
신청 한달 후 김 씨는 입주자로 선정됐고, 서울 강북구 번동에 방 3개짜리 번듯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임대보증금 100만원에 월세는 28만원. 학원 동료들의 도움으로 보증금을 마련한 김 씨는 지난 3월 마지막 날 가족을 품에 안고 살아갈 수 있는 든든한 지붕이 생겼다.
김 씨가 살게 된 이 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저가의 월세로 내놓은 매입임대주택이다.
(사진=한승수기자)
LH의 매입임대주택으로 주거안정을 이루고 이를 통해 자활기반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다가구주택 등 기존 주택의 매입 신청을 받아 저소득층 임대용으로 사용하는 집이다.
쪽방이나 비닐하우스, 고시원, 노숙인 복지시설에 3개월 이상 거주했다면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나 주거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복지법인과 같은 운영기관을 통해 입주신청을 할 수 있다.
입주대상자는 세대주와 세대원 모두가 무주택자로서 소득·자산 기준을 충족할 경우 입주신청을 할 수 있다.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50% 이하여야 하며, 5000만원 이하의 토지, 2200만원 이하의 자동차를 소유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쪽방이나 고시원에 머물렀던 입주자라면 보증금 100만원, 비닐하우스 거주자나 범죄피해자라면 최고 350만원의 보증금을 내면 된다. 월세는 주변 시세의 30% 수준에서 결정된다.
매입임대주택에 들어간 입주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김 씨는 "가정이라면 같이 있고 저녁에 같이 밥을 먹고 해야지 행복한 가정이 되는거잖아요. 사실 떨어져 있고 이렇게 하다보면 가족이라는 의미에서 퇴색되는 거 같아요. 지금같은 경우에 아빠 얼굴도 보고 정말 가족처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매입임대주택은 최초 계약 후 총 4회 재계약이 가능하며, 최장 10년 동안 주거를 보장받을 수 있다.
이상미 LH 주거복지처 과장은 "기존주택 매입임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현재의 생활권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lh를 기존 주택을 매입하여 저렴하게 임대하는 제도다"며 "작년 말 기준으로 4만3000호를 매입했으며 올해도 7000호를 추가로 매입(공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