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대선 개입 사건으로 존폐의 기로에 몰렸던 국가정보원이 내란 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정조준하면서 정국이 발칵 뒤집혔다.
198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33년 만에 등장한 내란 사건으로 이 의원이 실세로 지목되는 통합진보당의 주류 경기동부연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경기동부연합은 1991년 민족해방(NL·National Liberation) 계열 운동권 조직인 전국연합의 지역 조직인데, 1997년 해체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잔존 세력들이 결합해 오늘의 형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대법원의 반국가단체 판결로 민혁당 중간 간부였던 이 의원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사면된 뒤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인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과 경기동부연합은 지난해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 때 여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당내 비례대표 부정경선 문제와 이어진 5.12 중앙위 폭력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것이다.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이었던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원은 이 의원 측 핵심 관계자가 "이석기는 경기동부의 유시민"이라 표현했다고 폭로해 이 의원의 위상을 짐작게 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인사들은 경기동부연합은 이미 사라진 조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상규 의원은 30일 평화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비유를 하자면 '스님이 상투잡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너가 먼저 잡았냐, 내가 먼저 잡았냐 다투지만 원래 아예 없는 것 아니냐"고 부인했다.
이 의원은 "경기동부연합이라는 건 김근태 선배가 청년조직을 만들었고 그 이후에 전국민주화운동연합이라는 조직이 있었고 그 다음에 생긴 것이 소위 전국연합이 1997년 대선까지 주로 활동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전국연합의 지역조직 중 하나였다"며 "따라서 지금은 경기동부연합이라는 건 없는 건데 당시 인맥을 지칭할 수는 있으나 이것이 무슨 실체가 있는 조직처럼, 지하조직인 것처럼 얘기되는 것은 저희들로선 유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