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정부의 올해 세법개정안이 복지재원 조달 및 세수증대 효과는 미미하고,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조세 부담을 늘리는 효과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한국경제연구원의 '2013년도 세법개정안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는 "이번 개정안은 "복지재원 마련, 세입기반 확충과 세수증대 효과는 미미한 반면, 고소득층의 소득세 부담과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증대시키는 효과만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에 필요한 추가 비용은 5년간 최소 104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모두 조세로 전가할 경우, 국민 1인당 조세부담액은 연평균 47만8000원 증가한다고 예측됐다.
하지만 이번 세법개정안대로 할 경우, 국민 1인당 연평균 조세부담액이 5만7000원 증가하는데 그친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필요한 복지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세출절감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일부 재원을 마련한다고 해도 세법 개정안이 제시한 수준 이상의 대규모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수 감소 및 조세저항 등을 고려하면 증세보다는 복지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 중심으로 시행하면서 재원조달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번 세법개정안이 결국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 상향조정으로 세수증대 효과도 미미한데다 소득세 면세점 인하 효과도 없어 세입기반 확충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부담을 늘려 이미 상당히 높은 누진도를 더욱 높여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소득세제는 자영업자에 대한 과표양성화를 전제로 국민개세주의 원칙에 입각해 모든 소득계층을 포함하는 비과세·감면 축소 및 합리화가 바람직하다"며 "세입기반 확충과 과세효율 제고를 위해 부가가치세의 역할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이번 개정안이 법인세 세율은 조정하지 않았으나 비과세·감면의 조정을 통해 법인세 부담, 특히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인 현행 법인세 부담을 더욱 증대시키는 것은 기업의 투자, 고용을 위축시키고 성장 둔화를 초래해 중장기적으로 세수 감소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세입기반 확충과 성장 촉진, 그리고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경쟁국 수준으로 인하하고 현행 3단계의 누진세율 체계를 단계적으로 단일세율 체계로 전환하며 최저한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