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1500만명의 독일 시청자 앞에서 자신이 주도해 온 긴축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페어 슈타인브뤽 총리 후보의 정책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VS 페어 슈타인브뤽 사회민주당 총리 후보 <사진제공=유튜브>
1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90분간 이어진 WDR TV 토론에서 "그 어느 때보다 조세수입은 더 확대되고 고용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슈타인브뤽의 증세안은 이러한 성장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우리는 독일 경제를 성장세로 이끌 수 있다"며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지만, 다음 집권기에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의 임무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부채국들이 경쟁력을 키우도록 돕는 것"이라며 "내가 집권하는 동안 독일 경제는 위기의 순간을 잘 넘겼고 유로존 경쟁력도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메르켈은 "지난 4년 동안 독일은 문제를 잘 극복해왔다"며 "내가 집권한다면 다음 4년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메르켈이 이처럼 자신의 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야당 총리 후보에 역공을 취한 것은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제1야당인 페어 슈타인브뤽 사회민주당(SPD) 총리 후보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평가다.
슈아인브뤽은 메르켈의 긴축정책과 고용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슈타인브뤽 총리 후보는 "메르켈의 긴축정책은 남유럽 부채국에 극약 처방"이라며 "지금도 남유럽 국들의 부채문제가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지금 진짜 필요한 것은 긴축이 아닌 제2의 마셸플랜"이라며 "독일은 지난 4년간 정체되있었고 유로존의 청년실업은 여전히 미결과제로 남아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슈타인브뤽이 이번 TV 토론에서 선전했으나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잔 테쇼 카네기국제평화재 전문가는 "확실한 승자가 누구일지 모를 정도로 박빙의 토론이 펼쳐졌다"며 "지지율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브뤽이 대승을 거둬야 했으나 그는 큰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홀거 슈미딩 베렌베르크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슈타인브뤽이 메르켈을 많이 쫓아왔다"며 "그러나 정당 선호도를 바꿀 만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토론 직후 RTL 방송이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44%를 얻은 메르켈이 43%를 확보한 슈타인브뤽에 살짝 앞선 것으로 나타났고 여론조사 기관인 FG 발렌도 메르켈이 40%를 얻어 33%에 그친 슈타인브뤽을 압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독일 공영방송인 ARD은 49%를 확보한 슈타인브뤽이 44%에 그친 메르켈에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