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규제입법, 현실 외면..기업목소리 반영해야"

입력 : 2013-09-02 오후 3:28:08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일부 법안은 기업 현실에 비춰봤을 때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들 가운데 입법규제에 다른 리스크가 무엇인지 파악조차 못한 곳도 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일 "기업관련 입법의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 경제5단체 회장단은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차 산업체질강화위원회'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정치권이 추진 중인 규제입법에 대해 재차 반대의 뜻을 전했다.
 
박 회장은 위원회 개최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근로자 보호도 중요하고, 경제민주화 법안도 시대적 과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경제가 활성화될 때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관련 입법에는 당사자인 기업의 목소리가 좀 더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대상 입법은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법안 도입에 따른 부작용도 막을 수 있다"면서 "입법자들이 당사자인 기업과 소통하면 완급조절도 원할하게 될 것"이라고 완급조절론을 거듭 강조했다.
 
오는 5일로 예정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통상임금 관련 소송 공개 변론을 앞두고, 정부가 좀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정부는 통상임금 산정지침을 6번이나 내놨고, 기업들은 수 십 년 간 이 지침에 따라 통상임금을 산정해 왔는데, 정부가 이제 와서 대법원에 판단을 맡겨 기업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민간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면 명백한 손해배상 감"이라고 꼬집은 뒤 "정부가 대법원의 판결에 의존할 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입장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역시 "통상임금 문제는 대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면서 "소송이 진행 중인 곳은 중소기업이 훨씬 많다"면서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상장된 중소기업들이 주주총회를 열 경우 소액주주들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산업부에서 기업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 기업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계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화평법)에 대해서도 정부가 개정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행사 직후 기자와 만나 "화평법은 국내에 투자한 외국기업들이 반발할 정도로 유례가 없는 법으로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면서 "경제5단체 공동으로 재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고 전했다.
 
경제계는 법안 개정 당시 산업계의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주무 부처인 환경부책임을 지고 재개정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윤 장관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제5단체는 이날 '산업경쟁력 관련 입법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에 대한 14건의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건의문에는 통상임금 관련 법령을 비롯해 화학물질등록 및 평가법,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 규제입법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당부하는 경제계의 입장이 담겨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차 산업체질강화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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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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