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도 양극화..NH농협證 '화창' 동양證 '암울'

입력 : 2013-09-02 오후 8:04:36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증시 침체로 국내 증권사들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증권사간 신용등급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NH농협증권(016420)은 자본확충과 사업다각화로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반면, 동양증권(003470)동양(001520)그룹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재무리크스로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됐다.
 
2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은 NH농협증권의 기업신용등급과 회사채 신용등급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기업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AA-'로, 제 9, 10회차 후순위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각각 한 단계씩 올렸다.
 
NH농협증권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제고된 자본적정성과 사업다각화에 따른 수익구조가 안정화된 추세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지주 내 비은행 금융부문의 역량 강화를 위해 NH농협증권을 포함해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NH농협캐피탈 등 자회사에 대한 지주의 재무적 지원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NH농협증권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각각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3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그 결과 올해 6월말 자본 규모가 약 9000억원에 달하게 됐다.
 
심해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자회사에 대한 농협지주의 재무적 지원 의지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NH농협증권의 외형 성장과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확충된 재무적 기반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함으로써 시장지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계열사와의 연계영업, 모회사의 재무적 지원을 통한 영업구조의 다변화로 수익안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NH농협증권은 지역농협을 포함한 550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한 농협은행의 영업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신탁상품, 집합투자증권, 파생결합증권, 랩 어카운트(Wrap Account)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개인과 지역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소매채권 영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소매채권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채권 인수가 활성화됨에 따라 인수 및 주선수수료 등 IB부문의 수수료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심 연구원은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수탁수수료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자본 확충을 계기로 상품운용, IB, 리테일대출 등 부문별 영업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증권과 파생상품 운용손익, IB 부문 수수료수익, 이자수익의 수익기여도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위탁영업 위주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구축해 점진적으로 수익안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동양증권은 동양그룹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재무위험이 확대돼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됐다.
 
지난 29일 한국기업평가은 동양증권의 제 77, 78, 79, 83회 무보증후순위금융체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하고,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동양증권의 신용등급과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동양증권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하고, 신용등급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동양증권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내리고, '하향검토 대상(Watch List)'에 등록했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전망은 기업 신용등급과 별개로 나오는 것으로, 차기 신용등급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동양증권의 추가 강등 가능성도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이 동양증권의 신용등급과 신용등급전망을 강등한 것은 종금업 라이선스 말료 이후 수익창출 능력이 저하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의 과도한 채무상환 부담,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그룹의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된 상황에서 동양그룹의 조달창구 역학을 수행한 동양증권의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가 확대된 영향도 크다.
 
실제로 동양증권은 주식위탁매매수수료 기준 시장점유율이 2013년 회계연도 기준 3.7%로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CMA 부문에서의 확고한 시장지위와 업계 최대 수준의 지점 확보 등을 통해 양호한 고객기반을 확보했다. 특히, 과거 종금업무 취급을 통한 수신기반에 기초한 안정적인 이자수익으로 대형 증권사에 준하는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1월 말 종금업무 만료로 종금형 CMA를 취급할 수 없게 되면서 고객 기반 감소와 이로 인한 이자이익 축소가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동양그룹 위험으로 인한 평판리스크 상승, 계열사 물량 취급제한 등으로 수익기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동양증권은 CMA 부문을 중심으로 한 확고한 고객기반을 토대로 비교적 양호한 시장지위와 수익구조를 유지해 왔으며, 예금성자금을 통해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능력을 보여왔다"면서도 "종금업무 만료 이후 영업기반 약화와 수익창출력 저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 주식보유, 이익창출력 저하 등으로 인해 영업용순자본비율도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 연구원은 "계열사 주식보유에 따른 영업용순자본의 감소효과로 인해 영업용순자본비율이 전체 증권사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실질적 자본확충과 더불어 계열사 지분매각 등 비영업용자산의 비중 축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도 "동양증권의 등급하향은 동양그룹 전반의 신용도 저하로 평판위험이 증가하고, 고객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점, 불리한 업황과 대규모 지점 운용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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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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