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스페인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자금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8월 제조업과 서비스업지표가 2년 만에 처음으로 확장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 6월과 7월 사이 비금융권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액은 1.3% 줄어들었다.
이는 같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인 포르투갈, 그리스, 아일랜드보다 더 큰 하락률이다.
스페인 비금융권 중소기업 자금조달추이(자료출처=스페인 은행)
나탈리아 기네스 CESCE 애널리스트는 “스페인 기업 중에는 가족이 운영하는 2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많다”며 “스페인 금융권이 중소기업 대출에 더 까다롭기 때문에 매출 둔화와 자금조달수단의 한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스페인 중소기업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 신청 시 대기업보다 높은 대출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조세 루이스 말로 몰리나 스페인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금리가 대기업보다 2~3% 포인트 이상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권이 중소기업 대출에 까다로운 이유는 부실채권(Bad Loan) 때문이다.
스페인의 작년 재정적자는 유럽연합 중 상위에 속하며 부실채권이 지난 6월 전체 대출의 11.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부실비율도 높다.
사정이 이렇지만 중소기업을 도울 정책적 수단은 없는 상태다.
마리오 드라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7월 유럽의회에서 "ECB는 금융권이 중소기업들에게 대출 문턱을 넓히도록 강제할 수단이 없으며 강제하는 것이 옳지도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앙겔 라보르다 스페인은행연구소(FUNCA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은행들은 여전히 대차대조표를 건전화에 노력하고 있어 중소기업 대출이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합리적인 대출금리 산정이 없다면 스페인 경제회복에 잠재적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