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효성 본사.(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효성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탄소섬유'가 탄탄한 미래먹거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국내외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전세계 탄소섬유 점유율 1위인 일본의 도레이와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 여기에 삼성석유화학, SK케미칼, GS칼텍스 등 국내기업들도 시장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탄소섬유 시장에서 펼쳐질 무한경쟁에서 승리해야만 효성의 탄소섬유 진출이 성공작이 될것으로 보인다.
탄소섬유는 탄소로 만든 실을 의미하는데 철에 비해 무게는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강도와 탄성은 10배나 높아 주로 초경량, 고강도 제품에 사용된다.
상업생산을 시작한 후 낚시대, 항공우주, 항공기 1차 소재로 활용됐던 탄소섬유는 지난 2010년 이후 자동차와 우주항공 분야의 수요가 늘어나며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았다.
효성(004800)은 섬유, 중공업, 산업자재, 화학 등 주요 사업부를 중심으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특히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전세계 1위 제품을 중심으로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성숙한 시장이라 큰 낙폭이 없는 만큼 폭발적인 성장도 기존 사업부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은 글로벌 1위 제품 브랜드를 여럿 갖춰 기본 체력은 튼튼하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효성은 신성장동력으로 탄소섬유로 삼고, 지난 5월에 연간 2000t의 탄소섬유 생산에 돌입했다. 또 효성은 국내 기업 중에는 유일하게 고성능 탄소섬유를 생산할 능력까지 갖췄다. 오는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1만7000t까지 확대해 탄소섬유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효성은 상업 생산 이후 고객사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서 국내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영업 기반을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 스포츠, 레저 제품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며 "국내외 다수 기업들과 영업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시장을 중심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미 태광이 국내 최초로 수직계열화를 통해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고, SK케미칼와 삼성석유화학, GS칼텍스 등도 탄소섬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앞다퉈 탄소섬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급속도로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5만t(약 20억달러), 그중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2700t 가량으로 연간 11%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0년에 시장규모가 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가격 경쟁력만 갖추면 철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인 도레이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또 도레이의 국내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도 2200t의 생산량을 갖춘 공장을 완공하고, 추가로 2500t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제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효성의 입장에서는 글로벌 1위 도레이의 존재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도레이첨단소개가 2500t의 추가 물량 증설까지 결정한 상황이라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들이 탄소섬유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효성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