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S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7.(사진출처=애플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애플의 '아이폰5S'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가 일주일 간격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하반기 대격전의 서막이 올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양대산맥의 자존심이 투영된 두 제품에 대한 성능 분석도 비상한 관심사안이다.
10일(현지시간) 애플은 아이폰5S를 발표하며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7'을 전면에 내세웠다. 애플은 "아이폰5S가 A6 칩을 채택한 전작 아이폰5보다 최대 두 배 더 빠른 CPU(중앙처리장치) 및 그래픽 성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애플은 또 경쟁 운영체제(OS)인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여전히 32비트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이번에 탑재된 A7칩이 세계 최초로 64비트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데스크톱에 맞먹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얘기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의 A7과 갤럭시노트3에 탑재된 엑시노스5420 또는 퀄컴 스냅드래곤 800 간 이렇다 할 차이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CPU 부문에서 64비트와 32비트는 사용자가 체감할 만한 속도 차이는 거의 없다는 얘기다.
국내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축적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64비트 시대를 열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면서도 "64비트가 꼭 32비트의 두 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64비트 시스템에서 구동이 어려운 프로그램들도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애플이 자랑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경우 아이폰5에 영국 이매지네이션사의 'SGX 554MP4'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5보다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지만 벤치마크 기록상으로는 갤럭시노트3에 탑재된 ARM의 말리 T628, 퀄컴의 아드레노330 등 최신 GPU보다 다소 성능이 뒤쳐진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 성능이 모두 게임 그래픽과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두 제품 모두 사실상 외장 GPU와 맞먹는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다"며 "수치로 보면 두 제품이 들어간 GPU가 플레이스테이션3 등의 게임기보다 성능이 월등하다"고 말했다.
아직 제품이 출시되기 전이지만 AP의 구조상 두 제품의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5S에 움직임을 측정할 때 사용되는 M7 보조칩을 탑재해 효율적으로 센서칩을 관리하고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노트3에 탑재된 엑시노스5420 역시 '빅리틀 구조'를 채용해 전력 효율성을 핵심 기능으로 내세웠다. 엑시노스 5420은 4개의 고성능 코어(빅)와 4개의 저전력 코어(리틀)가 작업 중인 프로그램의 요구 성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