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의 '커밍아웃' 발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10일 초선의원 27명이 성명을 통해 "매카시즘적 발언"이라며 사과와 최고위원직 사퇴를 촉구한데 대해 조 최고위원이 11일 라디오 인터뷰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이같은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자신에 발언에 대한 비판은 "일부 계파의 시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런 '계파' 언급에 대해 '커밍아웃' 발언 비판에 앞장 서온 진성준 의원은 "민주당을 두 동강 내려는 음험한 모략"이라고 반박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당원들로부터 표로서 선출된 최고위원"이라며 "자기들과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퇴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이야기, 그것이야말로 반민주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커밍아웃' 요구와 관련해 "NLL 원본 공개에 있어서도 강제당론을 정했다. 당론을 어긴 의원들에 대해선 징계를 내렸다"며 "이번에도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이 있다면 당연히 똑같은 잣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사진=민주당)
조 최고위원은 이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과 관련해 "지난 총선과 대선 이후 책임과 반성을 해야 할 주체들이 남 탓으로 돌리고 현재까지도 민주당과 국민의 뜻을 담아내지 못하는 정파적 이해관계나 정파의 입장만 앞세우고 있다"고 '특정 계파'를 지목해 비난했다.
이어 "자기들의 마음에 들지 않은 발언은 무조건 비난하고 있다"며 "쓴 소리도 들을 줄 알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다수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지난 6일 기자회견과 10일 초선의원 27명의 성명을 통해 조 최고위원을 비판한 바 있는 진성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의원의 '커밍아웃' 주장은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조 의원에 대한 비판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이번 공방으로 당의 분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당 내부의 문제라 하여, 혹은 투쟁 국면이라고 민주주의의 근본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우리 투쟁의 정당성을 훼손한다. 그 순간 우리의 투쟁은 순수성을 잃어 정략적인 것으로 되고 말 것"이라며 "조 의원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역으로 우리의 투쟁 대오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지 결코 분열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기에 친노-빈노 계파 갈등 운운하는 일부의 시각 따위는 전혀 발붙일 곳이 없다. 그것은 민주당을 두 동강 내려는 음험한 모략이거나 민주주의 문제를 비켜가려는 얄팍한 수작"이라고 말해 '계파 시각'으로 규정한 조 최고위원을 맹비난했다.
조 최고위원에 대한 비판에는 전날 비판 성명에 참여한 초선의원 27명 이외에도 다수의 의원들이 직간접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판 성명에 동참한 한 의원은 "조 최고위원의 반복되는 발언에 대해 사안이 심각하고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의 정서"라고 강조했다. 한 재선의원도 "많은 의원들이 초선 의원들의 성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대치 상황에 민주당은 난감한 입장이다. 지도부 중 한 명인 조 최고위원에 대한 의원들의 집단적인 반발인데다가, 초선의원들의 비판 성명에 지도부 중 한 사람인 신경민 최고위원까지 동참해 자칫 지도부 내 갈등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는 김한길 대표의 입장과 관련해 "대표도 이 문제를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