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청와대의 '3자회담' 제안을 13일 전격 수용함에 따라 꽉 막힌 정국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3자회담 의제로 제안한 '모든 정치 현안'에 '국정원 의제'가 들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여당 역시 국정원 개혁이 다뤄질 것이라고 밝혀 국정원 의제가 논의 될 것이 확실시 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자회담 수용 의사를 밝히며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정치개입에 대해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한 시대를 뛰어넘는 확고한 청산의지와 결단을 보여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가정보기관을 국민과 역사의 관점에서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해답이 있어야 한다"고 3자 회담에서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결국 회담의 성과는 이 같은 김 대표의 요구에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나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부터)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 전망에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도 조심스럽게 임하며 일정한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대통령도 야당에 요구하는 것이 있어서 만나는 것일텐데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대해 아무 얘기 안 할 수 없다"며 "기대 반, 회의 반"이라고 밝혔다.
배재정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회담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담겨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국회로 어려운 걸음을 하기로 결심하신만큼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 제안 과정과 절차에 문제가 있었지만 회담을 통해 꽉 막힌 정국이 풀릴 수 있다면 감내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그간의 불통 이미지를 벗고 소통과 화합의 지도자상을 보여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대통령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그러나 회담 전망은 밝지 않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일관되게 '나는 관계 없다'며 국정원에 '셀프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군다가 여당은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결과에 노골적으로 불신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요구한 '사과'·'청산의지'·'결단'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불투명한 회담 전망과 관련해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을 여러 의제 중 하나로 짚어가고, 몇 마디 정치적인 표현으로 넘어가려 한다면 그 부분은 야당으로써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더 단호하게 싸워나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민병두 본부장도 "3자회담에 배수진을 치고 임할 것"이라며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선 결코 후퇴할 수 없다"고 말해 3자회담에서 국정원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구체적 답변을 받아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