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PC메신저 시장을 둘러싼 카카오톡 PC버전과 네이트온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6월 20일 카카오톡 PC버전이 출시되면서 1라운드 탐색전을 벌인 이후 최근에는 서로 단점을 보완한 업데이트를 실시해 2라운드 승부에 돌입한 것이다.
(사진출처=각사 홈페이지)
◇카카오톡 PC..2005년 네이트온 재현할까?
15일 랭키닷컴에 따르면 카카오톡 PC버전은 서비스시작 2개월만인 지난 8월 4주차에 PC 메신저 시장 점유율을 27.3%까지 끌어올렸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석권하면서 구축한 개인의 인맥을 그대로 PC 메신저 시장에 적용해, 서비스 초기에 ‘채팅’, ‘사진전송’ 등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했음에도 빠르게 사용자를 늘려갔다.
이후 지난 12일 첫번째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실시해 ▲100MB 파일 전송 가능 ▲ 채팅화면 다각화 및 폰트설정 기능 ▲프라이버시 기능 강화 등 네이트온이 가진 PC메신저로서의 장점도 빠르게 흡수해가고 있다.
사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05년 네이트온이 기존의 PC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MSN메신저를 따라 잡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
2000년대 중반 이용자에게 무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제공하면서 크게 성장했던 네이트온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SNS인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한번의 로그인으로 연결하면서 PC메신저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코리안클릭은 당시 네이트온이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ies)으로 인해 성장이 가속화돼, PC 메신저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외부 네트워크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영향력을 PC메신저에 도입한 카카오톡PC버전이, 지난 2004~2006년에 있었던 ‘네이트온의 MSN메신저 따라잡기’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일전송 기능,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도 추가됐지만, 의외로 채팅환경을 '엑셀'처럼 보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PC버전을 더 많이 보급시키면 네이트온 사용자를 직접 뺏어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사진제공=카카오)
◇ 네이트온 ‘단점 빠르게 보완’..PC시장 안 놓친다
네이트온은 지난달 말 네이트온 5.0업데이트를 실시해, ‘대화’와 ‘쪽지’ 양갈래였던 대화창 하나로 통일하고 PC와 모바일 접속환경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 글꼴, 이모티콘 외 디지털 콘텐츠 공유 기능을 확대, 싸이월드에서 인기를 끈 ‘움직이는 액티콘’을 탑재해 모바일 메신저 환경에 더 익숙해진 사용자들을 공략하려 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기존의 네이트온의 장점이 어설프게 모바일 환경을 따라하면서 희석됐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SK컴즈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빠르게 5.1버전을 내놓았다.
개선된 5.1버전에서는 5.0 버전에서 최대 단점으로 지적됐던, 구버전 사용자들과 파일 전송을800MB까지 가능케 했으며 이전 대화기록도 더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수정됐다.
여기에 간편한 사용자환경(UI) 구축을 위해 삭제됐던 구버전 기능들도 향후 다시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한번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네이트온은 여전히 국내 12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PC시장 1위 모바일 메신저다.
특히 100MB까지 밖에 파일을 전송하지 못하는 카카오톡PC에 비해 대용량의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이미 구축해놓은 ‘업무용’ 인맥을 그대로 사용하기 원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아직까지는 필수 메신저로 자리잡고 있다.
무섭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카카오톡PC버전에 대항해, 향후 네이트온만의 장점을 어떻게 키워가느냐에 따라 PC 메신저 시장 점유율 변화속도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파일전송 기능(좌)와 높은 품질의 액티콘(우), PC메신저로써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네이트온이 카카오톡PC버전에 비해서는 아직까지는 월등히 높다는 평가가 많다.(사진제공=네이트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