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저축은행보다 대부업체가 낫다

저축銀, 고소득 지역多..영세 대부업체 취약지역多
여신전문출장소 규제 완화로 취약지역 점포확대 필요

입력 : 2013-09-17 오전 10:33:36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자금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금융지원을 잘해주는 곳은 저축은행이 아니라 대부업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소득세 비중이 높은 지역에는 저축은행의 점포가 많았지만 소득세 비중이 낮은 지역에는 저축은행 대신 대부업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부업체처럼 대출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여신전문출장소 설치를 위한 규제완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안전행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현재 서울의 저축은행 점포 중 69.4%(84개)가 중구, 종로구, 강남구, 영등포구, 서초구 등 1인당 소득세 납부 상위 5위안에 드는 지역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 저축은행 점포는 40개로 서울지역 전체의 33.1%를 차지하고 있고, 서초구와 중구는 각기 15개로 12.4%를 각각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20개구에 27개 점포가 분포해 있어 서울지역 전체 저축은행 점포의 22.3%에 그쳤다.
 
서대문구, 동대문구, 동작구, 관악구, 은평구에는 각각 1개씩만 위치해 있었으며 용산구, 금천구, 성동구, 광진구, 강서구, 도봉구, 중랑구에는 저축은행 점포가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서울시 구별 저축은행 현황
 
반면, 영세 개인 대부업체 점포들이 구민 1인당 소득세 납부액이 가장 적었던 중랑구, 도봉구, 강북구, 은평구, 노원구, 관악구, 성북구, 강서구 등에 대거 포진해 서민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 영세 개인대부업체들은 이들 지역에 879개가 위치해 서울지역 개인 대부업 점포의 30.6%를 차지하고 있다.
 
◇ 2012년 1인당 소득세 납부액 하위 8개구의 저축은행 및 대부업 점포 현황
 
2012년 현재 서울지역의 대부업 점포는 총 3853개로 이중 1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갖춘 대형점포는 111개, 100억원 미만의 대부업 점포는 856개, 개인 대부업 점포는 2876개로 집계됐다.
 
민병두 의원은 “정책성 서민금융은 지원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장성 서민금융의 대표기관인 저축은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저소득층의 금융접근성이 취약한 실정”이라며 “그나마 자본과 규모가 안정적인 대형 대부업체도 고소득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해 있어 서민들의 건전한 금융기관 이용 환경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또 민 의원은 “앞으로 저축은행 점포 설치 시 현재 이러한 저축은행 점포 현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이 지역 서민금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부업체들처럼 취약지역에 점포 확대를 통한 영업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신 기능은 없이 대출만 가능한 여신전문출장소의 설치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득세 비중이 높은 지역에 수신을 받아 소득세 비중이 낮은 서민들에게 대출을 쉽게 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에이전트를 이용한 대출은 수수료 등의 비용과 부실 관리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지만 고객을 직접 만나는 창구 대출은 부실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안정적인 대출확대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업체의 경우 8시간의 대부금융협회 교육 이수, 10만원의 등록 수수료만 있으면 바로 지자체에 등록한 후 바로 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여신전문출장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반요건으로 법정 최저납입자본금 이상이 필요하다. 이 기준은 지역별로 서울 120억원, 광역시 80억원, 기타시도 40억원으로 다르다.
 
또한 증자요건도 출장소 한개 설치시 법정최저납입자본금의 8분의 1이상이 필요하다.
 
건전성 기준도 까다롭다.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이내이어야 하며 BIS비율도 8%이상이어야 한다. 아울러 최근 1년간 저축은행이 기관경고 및 영업정지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부실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대면영업에 대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저축은행도 건전성 관리차원의 대면영업 확대를 통한 여신강화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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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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