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오는 17~18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단행해 온 양적완화를 이달 처음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이번 FOMC 회의를 통해 자산매입 규모를 매달 850억달러에서 700억달러 수준으로 소폭 하향 조정하고 저금리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톰 피츠패트릭 씨티그룹 수석 기술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다만 그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QE축소는 기정사실..규모는 둔화될 듯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연준이 이달부터 자산매입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핌코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 내부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이달부터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7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연준이 이달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문가들이 양적완화 축소를 점치는 이유는 노동시장이 회복되는 등 경제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실업률 추이 <자료제공=미국 노동부>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7.3%로 지난 6월 7.6%에서 0.3%포인트 줄었고,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1.7%를 기록하면서 전문가 예상치인 1.0%를 훌쩍 넘어섰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그 동안 노동시장이 충분히 개선되고 경제 회복세가 완연하게 나타나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는 등 경제 회복세가 강하지 않은 탓에 축소 규모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미국의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6.8로 예상치인 82에 미치지 못했다. 민간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심리 위축은 경제 회복세를 둔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고용 증가세도 둔화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전월 대
◇미국 비농업부문 취업자수 <자료제공=노동부>
비 16만9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8만명 증가를 밑도는 수치다.
이 같은 경제 지표를 감안해 크레딧스위스는 연준이 매입규모를 200억달러 가량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골드만삭스는 축소 규모가 1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모건스탠리와 UBS는 경제지표가 충분히 호전되지 않았고 미 연방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악재가 남아있어 양적완화 축소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와드 매카시 제프리엔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하기 앞서 잠시 기다릴 것"이라며 "아직 경제지표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축소 영향력 "미비할 것" vs "경계해야"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 증시와 신흥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우선 연준이 지난 5월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예고해 왔던 터라 미 증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제임스 폴슨 웰스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준의 정책에 너무 과민 반응할 필요 없다"며 "양적완화 이슈는 시장에 큰 이슈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S&P 500 지수가 1575에서 1725포인트 사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C 등 외신들도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하더라고 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유로존과 일본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국 수출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양적완화 축소 영향력은 미비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영향이 시장에 반영됐다 하더라도 실제 실현됐을 경우 그 충격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특히, 신흥국들이 미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에 유입된 자금이 이탈하고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월 버냉키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것 만으로 신흥국 통화는 달러화대비 1~4% 가량 평하절하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