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급매? 자취를 감추고 있어요."
지난 17일 강동구 성내동에서 만난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급매물은 거의 소진이 되고 남은 물건은 집주인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연일 울려대는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는 "8·28대책 이전에 비해 문의나 거래가 확실히 늘었다"며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하루 한 두건씩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 역시 "집주인들이 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더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매매거래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니까 금새 가격을 올려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명일동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작은평형대는 이미 거래가 완료돼 저가매물 찾기 힘들다"며 "앞으로 (매매거래 회복세가) 주변 지역으로 파급효과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4.1부동산대책과 8.28전월세대책 이후 매매시장의 회복조짐이 감지되자 부동산중개소에 널려있던 급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시장에는 이번 추석 이후 매매가 다소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가득하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저가 급매물이 소진되거나 회수되면서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2%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은 3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세물건은 없는데 찾는 사람들은 많다 보니, 전세 세입자의 매매전환 수요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 8·28대책 이후, 급매물 '↓' 가격은 '↑'
지난 주 서울은 ▲송파(0.12%) ▲동대문(0.12%) ▲양천(0.07%) ▲강남(0.06%) ▲강북(0.02%) 순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자료=부동산114)
송파는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잠실동 잠실엘스 등이 지난 한주동안 500만~1500만원 정도 올랐다. 동대문은 답십리동 우성그린, 장안동 장안1차현대홈타운이 같은 기간 500만~15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양천 주요 아파트단지 역시 같은 기간 500만~1500만원 가량 올랐다.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수요가 형성됐고, 저렴한 매물이 거래된 후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 아파트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남구 개포 주공 4단지는 지난 한주동안 1750만~2000만원 정도 올랐다. 강동구 둔촌주공 역시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수도권인 ▲안양(0.06%) ▲이천(0.05%) ▲인천(0.04%) ▲고양(0.04%) ▲수원(0.04%) ▲김포(0.04%) 등 지역에서도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매수심리 회복도 두드러졌다. 8.28대책 이후 매수심리가 살아나는 기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알리지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7월 최소인 11.5를 기록했지만 지난 9일에는 25.9까지 증가했다. 지수가 높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수도권 역시 같은 기간 13.8을 최소점으로 해서 이번 달 9일에 32.4까지 기록했다. 매수세가 점차 회복하면서 매도세와의 접점을 찾아가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자료=KB부동산)
임희열 국민은행 더블유엠사업부 팀장은 "매수심리 증가했다는 것은 거래심리가 회복된 것이고 이달 역시 매수심리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추석 이후 매매회복세 기대..법안통과가 관건"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현재 정부의 저금리대출이나 세제 혜택을 활용해 중소형이거나 저렴한, 전세비율이 높은 매매물건들이 주로 인기가 있는 것 같다"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전세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서고 있어 이번 추석 연휴가 끝나고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도 "중개업소에 매매문의가 늘어나면서 이미 추석 이전부터 매매거래 회복세에 대한 분위기는 감지 됐다"며 "아마 추석 이후로 매매거래도 늘어나고 대책이전보다는 분위기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또 "재건축 아파트들은 주로 85㎡로 구성돼 있어 투자 목적의 사람들은 세제혜택을 기대하기 때문에 매수세가 다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추석 이후 매매시장은 전세매물 품귀현상과 재계약 비용 증가 등에 따라 중소형 중심으로 회복세가 기대된다"며 "공유형 모기지와 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저리대출 등 금융과 세제혜택이 이어져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취득세 영구인하 소급적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주요 법안들이 통과될 경우 시장 회복은 더 탄력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