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박삼구, 박찬구 형제의 앙금은 상가에서도 이어졌다.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클라크 박 여사의 장례식이 24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7시10분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빈소에는 고인의 장녀 박미영 씨를 비롯해 박 회장, 박종구 폴리텍 이사장,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부사장이 먼저 도착해 조문객을 맞을 채비를 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형인 박 회장보다 25분 뒤인 7시35분께 식장에 도착했다. 형제들 가운데 가장 늦게 도착한 박 회장은 빈소로 들어선 뒤 먼저 온 가족들과 조용히 악수를 나눴다.
특히 최근 금호산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두고 갈등 관계에 놓인 형 박삼구 회장과도 침묵의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은 인사를 마친 뒤 말 없이 나란히 상주 자리로 이동해 고인의 빈소를 지켰다.
형과 아우는 조문객을 맞는 내내 시종일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삼구 회장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있었고, 박찬구 회장은 분위기가 어색했던 탓인지 간간이 고개를 떨궜다.
◇왼쪽부터 박종구 폴리텍 이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미영씨의 약혼자, 고인의 장녀 박미영 씨(사진=양지윤 기자)
박찬구 회장은 이날 빈소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랜만에 형을 만나는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담담하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장례식장의 왼편에는 뺏지를 착용하지 않은 금호석유화학 임원들이 일렬로 서 있었고, 맞은 편에는 금호아시아나 임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날 빈소에는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을 비롯해 전윤철 전 감사원장, 신승남 전 검찰총장 등100 여명이 다녀갔다.
한편 금호산업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박삼구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오는 11월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에 출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반대하며 형제간의 갈등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금지 조항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반대의 뜻을 피력한 것.
그러나 공정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왼쪽부터 박종구 폴리텍 이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미영씨의 약혼자, 고인의 장녀 박미영 씨(사진=양지윤 기자)